1조 개의 센서가 만드는 미래의 IoT 환경

[테크월드=신동윤 기자] IoT의 대두로 인해 많은 산업 영역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으나, 그 중에서는 반도체 분야의 변화 또한 작지 않다. 특히 센서 시장은 엄청난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다. 지난 2007년 1000만 개에 불과했던 센서 생산량은 오는 2020년에는 연평균 1조 개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양적인 측면 외에,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센서는 단지 감지하고 이를 전달하는 기존의 센서에서 벗어나, 하나의 칩에 메모리와 MCU, 전원, 통신 기능까지 집적된 스마트센서로 발전이 예고되고 있다. 센서가 감지하고 전달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한 결과를 전달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센서란 무엇인가
센서는 측정 대상물로부터 압력, 온도, 가속도, 생체신호 등 정보를 감지해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켜 주는 장치로 IoT의 핵심요소 중 하나다. IoT를 통해 구현되는 스마트 환경에서 센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기존에 센서의 개념은 단지 '검출기'가 어떤 특정한 물질을 '감지'하는 수준에 머물렀으나, 현재의 센서는 감지 신호를 전달해 중앙처리장치가 어떠한 판단을 내리도록 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말하자면 어떤 행동을 유발하기 위한 트리거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 최근에는 사전 설정된 값에 따라 기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맥락을 읽고 이에 따라 실행을 지시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센서는 SoC(System on Chip) 기술을 접목해, 데이터 처리, 저장, 자동보정, 자가진단, 의사결정, 통신 등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대상을 감지하고, 사물이 반응하게끔 한다는 점에서 IoT의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그림 1] IoT 센서의 종류 출처: Postscapes

스마트센서는 특히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IIoT 환경에서 큰 장점을 갖는다. 예를 들면 여러 다른 크기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잦은 라인 변경이 이뤄지는 유연 생산 운영을 간소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라인으로 들어오는 각 제품을 수동으로 재설정하는 대신, 스마트센서에 각각의 제품 규격에 대한 프로파일을 컨트롤러에 저장하고, 저장된 정보를 필요에 따라 센서로 전송함으로써 다양한 제품을 지원할 수 있다. 이는 센서 설정 시간이 몇 분에서 몇 초 수준으로 대폭 감소되어 유연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다. 장비 한 대에 설치된 센서들을 수동으로 재설정하는데 최대 1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런 작업에 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가장 큰문제는 그 한 시간 동안 생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마트센서는 이런 생산 손실을 방지하는 것 외에도, 인력 변화로 인한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숙련된 작업자 수준의 풍부한 진단 정보를 센서를 통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비숙련 작업자도 숙련된 작업자 수준의 업무 효율을 올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통합된 스마트 센서 시스템의 자동화 설정 기능이 매번 센서로 일관된 값을 전송해 작업자가 수동으로 파라미터를 변경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설정 오류 가능성을 줄여 준다.
이처럼 스마트센서는 장비가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는 데이터를 전송한다. 제조업체는 스마트센서를 통해 상황에 맞는 진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제조 환경 전반에 걸쳐 이용할 수 있다.

2023년 200억 달러 이상의 시장 형성
마켓앤드마켓(Markets and Markets)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지난 2018년 IoT 센서 시장은 약 52억 8000만 달러 규모를 기록했으며, 2023년까지 연평균 33.6%의 높은 성장율을 기록하면서 2023년 224억 8000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이 기간 동안 이미지 센서와 압력 센서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며, 이미지 센서는 스마트폰이나 가전, 자동차,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 그리고 압력 센서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규정을 충족시키기 위한 진단용으로 많은 부분이 사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림 2] 2022년 주요 센서별 시장 점유율 예측 자료: 마켓앤드마켓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오비스 리서치(Orbis Research) 또한 비슷한 예측을 내놓고 있다. 오비스 리서치는 IoT 센서 시장이 2017년 80억 달러 규모를 형성했으나, 2023년까지 연평균 23.9%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277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특히 이 기간동안 브로드컴, 센시리온, 옴론 등의 업체들이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 예측했는데, 이는 많은 부분이 자율주행과 차량의 안전 기능의 발전, 그리고 배기가스 규제 등의 이유로 센서의 사용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에도 제조업 분야의 유지비 절감, 그리고 스마트 시티의 구축을위한 전 세계 정부의 이니셔티브 등으로 IoT 센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IC인사이츠 또한 IoT 시장의 성장으로 센서는 지난 2010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특히 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센서 시장이 지난 2017년에만 18.5% 증가해 116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고 말한다.
특히 센서 허브 시장은 2017년에서 2023년 사이 20.9%에 달하는 연평균 성장율을 기록하면서 337억 7000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센서 허브의 주요 업체로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NXP, 인피니언, 마이크로칩, 보쉬, 아나로그디바이스, 퀄컴, 브로드컴 등이 있다.
센서 유형별로 사용빈도를 살펴보면 이미지와 압력센서, 바이오센서 순으로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비중을 보이는 이미지 센서는 주로 스마트 기기, 디지털 카메라, 드론, 로봇청소기, 의료영상기기 등에 사용되고, 압력 센서는 압력계, 진공계, 소방시설, 급수장치, 냉동기 등에 적용되고 있다. 세 번째로 큰 비중을 보이는 바이오 센서의 경우 특정 원인 검출이나 검사장치로써 주로 혈당(압), 심전도, 임신유무 등의 의료용 장비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80% 이상 수입에 의존하는 센서
최근 센서기술은 미국, 독일, 일본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MEMS 등의 제조기술이 접목돼 스마트센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센서 핵심기술 수준은 이들 선진국 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스마트센서의 경우 국내 수요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자발적인 움직임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에서의 센서 시장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시장으로 내수시장의 점유율은 약 10% 수준으로 매우 낮다. 2013년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점유율은 2.1%로 미국의 31.8%, 일본의 18.6%, 독일의 12.2%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최근 제조산업에서 고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의 2.9% 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센서 기술 개발에 있어 대기업의 참여도가 낮고 대부분은 영세한 중소기업에서 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들이 개발한 센서의 국내 도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기업, 그리고 중소 제조기업에서 조차 성능과 신뢰성, 브랜드 등을 이유로 해외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첨단 스마트 센서 육성사업’에 2015년부터 6년간 1508억 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 42억 달러 생산과 21억 달러 수출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2025년까지 센서 산업 고도화를 통해 센서 4대 강국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핵심 센서 10개 국산화, 세계 센서 시장점유율 5.0%, 세계 최고 수준의 중견 센서 기업 20개 육성을 비전으로 설정한 상태다.
미국과 유럽은 현재 스마트센서 분야를 국가 핵심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원천기술, 자본, 설비, 인력 등 성장 인프라에 대한 투자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역시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인정하면서 인간 중심의 스마트센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반도체와 유사한 공정기술, 아직 기회는 있다
센서와 반도체 산업은 공정기술이 유사하고 공용설비도 많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빠른 시간 내에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순수 실리콘 외에 실리콘 화합물 재료를 사용한 센서를 개발한다면 신규 시장 선점에 훨씬 유리할 수 있다. 이는 바로 스마트팩토리나 에너지 산업 분야의 고온·고압·다습한 환경 등 극한환경용 센서 시장 공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순수 실리콘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극한환경을 견디기 어렵다.
반도체 개발과 생산 경험을 활용해 실리콘 화합물 기반의 극한환경 센서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장은 스마트시티나 스마트팩토리, 그리고 IIoT와 같은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자리잡을 2025년 이후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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