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와 상관없이 한국은 손해

[테크월드=박지성 기자] 

(편집자 주: Tech Talk는 IT 콘텐츠를 손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테크월드의 기자들이 심층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제작한 비디오 콘텐츠입니다)

애초 3월 1일까지로 예상됐던 미중무역전쟁의 '휴전'기간이 다시금 유예됐다. 현재 진행형인 미중 무역전쟁은 과연 한국 IT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속담처럼, 결론부터 말하면 어찌됐든 두 고래가 싸우면 어느 쪽이 이기든 새우등은 터질 수 밖에 없다.

 

미중 무역전쟁, 핵심 키워드는 IT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한복판에는 IT 산업이 있다. 다양한 품목에 대해서 서로 관세 폭탄을 주고 받고 있지만, 결국 핵심은 중국 IT 기업들의 기술력 확보를 저지하는 것이 미국의 가장 큰 관심이다.

이를 위해서 미국은 국방수권법 등을 통해서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인 ZTE에 대한 거래를 중지 시켰다. 그 결과 ZTE는 순식간에 주가의 40%가 증발했다. 반도체 업체인 푸젠진화도 미국의 타겟이 됐다. 이번에는 푸젠진화가 반도체 생산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반도체 장비 수입을 막아 버렸다. 미국의 칼 끝은 중국 최대의 IT 업체인 '화웨이'까지 향했다. 화웨이의 창업자 딸이자 CFO인 멍완저우가 캐나다에서 구속됐다.

캐나다는 미국의 최우선 동맹국 그룹인 5개의 눈(Five Eyes: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속한 국가이다. 미국을 위시한 5개의 눈 국가들은 화웨이의 5G 장비에 대한 보이콧을 천명했고, 심지어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는 기존의 3G, 4G에서 사용하던 화웨이의 장비마저 교체했다. 5개의 눈 국가들이 이렇게 IT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힘쓰는 이유는 국가의 기간 산업이 통신망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자칫 국가 안보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게 묻어 있다.

합의, 제재 유지, 확산 3가지 시나리오가 가능

① 합의 

미중 무역전쟁의 전개 방향은 크게 3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미국과 중국 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다. 이 경우 중국은 다시금 미국의 반도체를 원활하게 수급 받게 된다. 두 국가에게는 해피엔딩이겠지만, 이 경우가 한국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중국의 반도체 수출 2위 국가인 한국의 입지와 수출이 크게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예상되는 수출 감소액은 약 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② 제재 유지

미국과 중국이 원만한 합의점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계속 유지하면서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려 할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일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중국은 한국에게 중요한 시장이기도 한다. 중국의 성장 둔화는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으로 다시금 돌아온다. 이 경우 한국은 약 2억 달러 수준의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 한국에게는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다.

 

③ 확산

미중 간의 갈등이 EU와 다른 권역으로까지 확전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경우는 비단 한국 뿐만이 아니라 거의 전 세계가 경제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 있다. 국가들 간의 높은 무역장벽에 세워지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타 국가들 대비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되는 수치는 약 367억 달러 수준으로 앞 선 2개의 시나리오에 비해 수십에서 수백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결과가 어찌됐든, 새우 등은 터진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고래가 싸우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한국이라는 새우가 껴 있다. 특히나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기에 이 두 고래의 싸움은 여파가 클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3가지 시나리오 중 어떤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새우등은 터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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