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V와 FCEV는 무엇이 다를까?

[테크월드=양대규 기자] 정부는 지난 1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의 발표와 함께 수소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수소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전기차의 보급도 현재 부족한 상황인데, 그보다 열악한 인프라를 가진 수소전기차가 성장할 시장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2018년 9월 21일 시행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친환경자동차법)’에 따르면, 국내에서 친환경차는 전기자동차, 태양광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연료전지 자동차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현재 태양광 자동차는 연구 단계에 있으며,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차만이 판매되고 있다. 여기서 전기차는 배터리 전기차(Battery Electric Vehicle, BEV)를 말하며, 연료전지차(Fuel Cell Electric Vehicle, FCEV)가 바로 수소전기차다.

BEV와 FCEV의 차이점 – ① 구조

BEV와 FCEV 모두 전기차(Electric Vehicle, EV)에 속한다. EV는 내연기관 자동차와는 다르게, 전기로 모터를 돌려 자동차를 구동한다. BEV는 배터리 속에 충전된 배터리를 이용해 구동한다. 재사용 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FCEV는 수소를 사용해 발생시킨 전기로 모터를 구동한다. 연료전지(Fuel Cell)를 배터리 대신 사용한다. 전기가 아닌 수소를 충전한다는 특징이 다르다.

수소차의 초기 개발 모델은 수소연료차(Hydrogen Fueled Car)다. 수소를 직접 태워서 엔진을 구동하는 가솔린이나 디젤과 같은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안전성과 안정성, 효율 등 다양한 문제가 있어, 지금의 FCEV의 형태로 발전된 것이다.

[그림 1] 친환경차의 구조와 특징 (자료: TS한국교통안전공단)

[그림 1]을 보면 FCEV는 BEV(그림에는 EV로 표현), HEV(Hybrid EV, 하이브리드 전기차), PHEV(Plug-in 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을 볼 수 있다. FCEV의 가장 큰 특징은 수소탱크와 연료전지다. 수소탱크는 HEV와 PHEV의 연료탱크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연료탱크의 연료가 내연기관인 엔진을 통해 동력을 생산한다면, 수소탱크는 연료전지에서 전기 에너지로 바뀌어 모터를 구동한다는 것이 다르다. 연료전지는 배터리와 비슷하지만, 직접 전기를 충전하지는 못한다. 외부의 흡입된 공기와 수소탱크의 수소를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물로 변환한다. 변환된 전기로 모터를 굴리며, 물은 밖으로 배출된다.

* 연료전지 내 전기 발생 과정
① 기체확산층을 통해 양(+)극에 수소(H₂) 공급
② 촉매(백금)반응 작용으로 인한 이온분리와 전자 방출(H₂ → 2H+ + 2e)
③ 음(-)극으로 생성된 전자(e) 이동
④ 공급된 공기 중 산소(O₂)를 이온화(½O₂ + 2e → ½O-)
⑤ 대전된 산소와 수소 이온의 결합으로 물 생성(2H+ + O- → H₂O)
⑥ 전기발생

FCEV의 보조배터리도 다른 EV 배터리들과 다른 역할을 한다. EV의 배터리는 직접적인 동력 구동을 위해 고용량과 고성능의 리튬이온 배터리(LiB)를 사용한다. FCEV의 보조배터리는 소량의 축전을 위한 것으로 작은 용량이면 충분하다. 이에 슈퍼커패시터 등이 축전지로 사용된다.

BEV와 FCEV의 차이점 –② 성능

PHEV를 포함한 HEV는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 가솔린, 경유 등의 내연기관을 사용한다. 이에 사람들은 차량에서 배기가스 등의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BEV와 FCEV를 완전한 친환경차라고 말한다. 그럼 연비, 주행거리, 충전시간, 인프라 등에서 BEV와 FCEV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FCEV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BEV의 단점을 극복한 친환경차이기 때문이다. FCEV는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에서 BEV를 압도한다. 두 단점은 이미 1830년대에 최초로 개발된 BEV의 상용화에 180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이유이기도 하다.

2018년 가장 많이 팔린 BEV, 테슬라의 ‘모델 3’

2018년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테슬라의 ‘모델 3’는 20분간 50KWH의 용량을 급속 충전해, 350km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 다시 운행하려면 급속 충전 시 최소 20분, 일반 충전에는 한 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현대자동차에서 선보인 대표적인 FCEV ‘넥쏘’는 6.33kg의 수소를 완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5분이다. 최대 609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서울에서 부산을 갔다가 다시 대전까지 올라올 수 있는 거리다.

현대차의 대표적인 FCEV ‘넥쏘’

반면, FCEV는 BEV보다 비싼 연료비와 가격, 부족한 인프라가 단점으로 지적된다. 넥쏘의 연료비는 km당 73원, 모델 3는 km당 25원이 들어간다. FCEV의 연료비가 BEV에 비해 3배 정도 비싼 셈이다. 하지만 둘다 km당 93원(1리터당 연비 15km, 1400원 가정) 정도인 내연기관보다는 저렴한 연료비를 자랑한다. 가격을 비교하면,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적용했을 때 넥쏘는 3300~3900만 원, 모델 3는 2000만 원대로 예상된다. BEV의 경우에는 모델 3 외에도 다양한 대체재가 있으나, FCEV는 현재 넥쏘 외에 대체재로 사용할 차량이 거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다. 현재 BEV를 충전할 전기차 충전소는 전국에 9287곳이다. 전국 주유소 약 1만 2000곳의 약 78%에 이른다. 반면, FCEV를 충전할 수소차 충전소는 11곳에 불과하다.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르면, 2월 현재 11곳의 수소차 충전소를 2040년 12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추진단에 따르면 수소충전소 1곳을 짓는 비용은 26~31억 원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3조 원 이상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1200개의 수소차 충전소는 전체 주유소의 10% 수준밖에 안 된다.

2018년, 친환경차 얼마나 팔렸나?

2018년 FCEV의 판매 대수는 744대로 전체 친환경차 약 12만 대의 1%도 안 되는 물량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18년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한 국내 전체 친환경차는 총 12만 3387대가 판매됐다. 2017년 9만 7435대보다 26.6% 성장한 수치다. 국내 친환경차 판매는 2015년 4만 대를 넘은 이후 2016년 6만 대, 2017년 9만 대를 돌파하며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종류별로는 PHEV를 포함한 HEV가 전체의 76.5%를 차지하며, 총 9만 311대가 팔렸다. EV와 FCEV는 전체의 24.6%인 불과 3만 376대를 판매했다. HEV가 전체 시장의 76.5%를 차지하지만 2016년 91.4%, 2017년 86% 등 점점 점유율 하락세를 보였다. BEV는 2016년 8.6%에서 2017년 14.0%, 2018년 24.6%로 지속 상승하고 있다. 2018년 수소차는 744대 판매됐으며, 국내 누적 보급수는 889대에 불과하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2018년 BEV의 판매가 늘어난 이유는 코나 전기차와 니로 전기차 등 신모델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FCEV의 급격한 성장도 넥쏘의 출시가 가장 크다”며, “2019년에도 BEV와 FCEV 등 친환경 차량의 판매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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