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등 활용 범위 확장으로 시장 성장 예고

[테크월드=신동윤 기자] 개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주위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개인 하드웨어 개발자, 혹은 임베디드 개발자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단순히 비용이나 난이도의 문제도 있겠지만, 접근성의 문제, 그리고 환경의 문제 또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소프트웨어 개발은 개발을 위한 컴퓨터와 개발툴이라고 하는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가능하지만, 하드웨어, 그리고 임베디드 개발은 여기에 하드웨어라하는 추가적인 부분이 포함된다. 또한 개발 환경 자체도 하드웨어와 컴퓨터를 인터페이스하기 위한 부분이 필요하고, 각각의 하드웨어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소프트웨어 개발에 비해 더 많은 정보와 지식이 필요하다.
또한 하드웨어나 임베디드 시스템 개발의 경우, 수많은 하드웨어 중 자신의 목적에 맞는 특정 하드웨어를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난관이 시작된다. 더구다나 하드웨어 개발은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 지부터 난감하다. 각각의 부품 선정, PCB 설계, 납땜, 테스트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대량 생산이 아닌, 개별적으로 몇 개의 제품만 만드는 개인 개발자들에 쉽게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는 것일까? 조금 편한 방법으로는 개발보드라는 형태로 보드에 필요한 최소한의 부품이 사전 조립된 형태로 제공되는 하드웨어가 있으며, 여기에 필요한 기능을 모듈 방식으로 연결해 사용하는 방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조금 더 확장한 방식으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 바로 오픈소스 하드웨어다.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누구나 배우고, 수정하고, 배포하고, 제조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디자인이 공개된 하드웨어다. 다시 말해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개인이 하드웨어를 만들고, 이 하드웨어의 사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부품과 재료, 표준 가공 방법, 개방된 시설, 제약없는 콘텐츠, 그리고 오픈소스 디자인 툴을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자유롭게 만들고 수정, 배포할 수 있는 하드웨어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간단히 말하면, ‘어떠한 제품과 똑 같은 모양, 기능을 가진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것 을 대중에게 공개한 전자제품’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모든 것’ 이라고 하면, ‘회로도, BOM, 인쇄회로기판, 개발 환경’ 등이 있으며, 이들을 공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 제품이 오픈 소스 하드웨어다.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누구나 만들고 수정, 배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일반에 디자인이 공개돼, 손으로 만져질 수 있는 인공물(기계, 장비 또는 기타 실체가있는 것)을 나타내는 용어다. 단지 이는 용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오픈소스 라이선스와 마찬가지로 OSHWA(Open Source Hardware Association)의 주도로 오픈소스 하드웨어에 대한 정의와 라이선스를 정립하고 인증까지 제공하고 있다.
물리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자원의 투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와 다르다. 따라서 OSHW 라이선스에 따라 제품을 생산하는 개인이나 회사는 이런 제품이 원래의 설계자가 제조, 판매, 보증 또는 승인된 것으로 암시하는 것을 표시하지 않을 의무가 있고, 또한 원래 설계자가 소유한 상표를 사용하지 않을 의무가 있다.
OSHWA는 현재 오픈소스 하드웨어 인증을 받은 246개의 프로젝트의 리스트를 제공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3D 프린팅에서부터, 예술, 교육, 전자제품, IoT, 과학, 로보틱스, 항공우주, 웨어러블 등 다양한 분야가 망라돼 있다.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시작점 역할을 한 아두이노는 광범위한 사용으로 인해 다양한 모듈과 기능이 추가돼 왔다. 사진은 한 오픈소스 하드웨어 전문 쇼핑몰의 아두이노 스타터킷 구성이다. 출처: oddWires

교육, 예술, IoT 등 새로운 분야에서 역량 발휘
이전에는 ‘임베디드 개발’ 라고 하면 조금은 어렵고, 생소한 분야로 생각하기 쉬웠다. 실제로 이전에는 어떠한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프로토타입 개발부터, 프로그램 개발 등의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고, 전문적이라 제작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었다.
이렇듯 소수의 전문가에만 국한돼 있던 임베디드 개발이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등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초보자도 간단하게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었고, 이미 개발돼 있는 개발환경을 통해 더욱 빠르게 장비를 제작할 수 있다.
앞에서 OSHWA의 인증 프로젝트의 관련 분야에 교육, 예술 등 기존 임베디드 하드웨어와 다른 독특한 분야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는 과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임베디드 개발이 이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지식이 부족한 초보자도 쉽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심지어 프로그래밍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는 유아들도 별도의 코딩없이 GUI 환경에서 드래그앤드롭 방식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방법들이 등장하면서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를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상황이 되고 있다.
또한 오픈소스 하드웨어 개발보드에 장착할 수 있는 다양한 센서등이 등장하면서 이를 서로 연결해 사용할 경우 가정에서도 원하는 기능을 쉽게 구현할 수 있어 기초적인 IoT 기능을 구현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전문가들의 영역에 있던 임베디드 개발이라는 작업을 일반인 수준까지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IoT 등의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물론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초보자뿐 아니라 전문 엔지니어들의 연구 활동이나 R&D, 프로토타입 제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용의 장난감 수준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아두이노와 라즈베리 파이가 대표
이미 주변에서는 다양한 오픈소스 하드웨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오픈소스 하드웨어인 아두이노는 물론이고, 라즈베리 파이, 비글보드, 그리고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마이크로비트는 물론이고 윈도우가 탑재된 라떼판다 등이 대표적이다.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개발 주체도 다양한 데, 아두이노나 라즈베리 파이, 마이크로비트와 같이 특정 단체에서 교육을 목적으로 개발한 경우도 있으며, 텍사스인스트루먼트나 인텔과 같이 자사의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오픈소스 하드웨어를 개발, 발표한 경우도 있다.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아두이노는 2005년 이탈리아의 디자이너들이 개발한 제품으로, 보드를 만들기 위한 회로도부터, BOM, 그리고 아두이노 통합 개발 환경인 IDE 까지 모두 활용이 가능한 완벽한 오픈소스 하드웨어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2005년 개발 이후, 약 30만개 이상의 호환제품이 각 나라에서 쏟아져 나오기까지 헀으며, 심지어 구글까지도 ADK(Android Developmnet Kit)이라는 보드를 발표했었다.
이런 다양한 업체에서 보드를 개발, 제공하고 있으며, 수많은 용도로 사용됨에 따라 아두이노에 장착할 수 있는 모듈인 쉴드의 종류 또한 다양해짐에 따라 온도, 습도, 지자기, 가속도 등은 물론 자이로, GPS, Wi-Fi, 블루투스 등 원하는 거의 대부분의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11년 영국에서 최초로 개발됐고, 개발 후 약 800만대 이상이 판매 되는 등 엄청난 인기를 누린 라즈베리 파이는, 반쪽짜리 오픈소스 하드웨어라고 할 수 있다. 완벽하게 ‘모든 것’ 을 공개하지 않아 아두이노처럼 다양한 호환 제품이나 변형 제품을 만나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대표적인 오픈소스 하드웨어 중 하나인 라즈베리 파이

지속적인 성장세 보이는 오픈소스 하드웨어
전세계 오픈소스 하드웨어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에 성장을 더하는 중이다.
실제로, 2014년 약 400억 달러에서, 2017년까지 900억에 가까운 시장을 형성 하기까지 한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확실히 성장률 부분에서 크게 확대가 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IoT 세상인 요즘은, 오픈소스 하드웨어가 활용되는 분야가 크게 확대되고 있어, 더욱이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IoT 시장의 규모가 얼마나 되기에 이정도로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지 알아보자.
산업경제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IoT 시장은 약 8배 성장하고, 전세계적으로는 약 5배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지표를 통하여 앞으로 계속해서 IoT 시장은 커질 것이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오픈소스 하드웨어 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성장에는 ‘메이커’들도 매운 큰역할을 하고 있다. 메이커 페어의 규모는 매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2014년 까지 무려 388%의 성장을 기록하는 등 어마어마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비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를 구성해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활용 방법과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 교육하며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보급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 시장 형성기에 불과, 발전의 여지 높아
최근 들어 많은 관심을 모으고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아직 수정하고 발전해 나가야할 점 또한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큰 수익을 이루어낸 사례를 찾기에도 힘들고, ‘오픈소스 하드웨어’에 대한 자료도 무궁무진 하다고는 하지만, 이전의 임베디드 개발 관련 정보에 비하면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아직 시장이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더욱 발전해 나갈 여지 또한 매우 크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코딩 교육의 일환으로 오픈소스 하드웨어를 교육에 활용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코딩의 결과를 물리적인 움직임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특히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는 초등학생 등 어린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좋은 교재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시장의 변화가 일반인, 우리나라 등 좁은 부분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부터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변화이기에 분명히 그 시장의 규모는 앞으로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임은 분명하다.
제 4의 물결이 흔들거리고 있는 요즈음에는 특히나 오픈소스 하드웨어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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