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와 삼성전자의 7nm, 무엇이 다른가?

[테크월드=양대규 기자] 반도체 업계에서 공정의 집적도를 높인다는 것은 높은 시장 경쟁력을 가졌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집적도가 높을수록 반도체의 성능이 좋아지고 원가경쟁력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에서 가장 높은 집적도의 7nm 공정은 TSMC와 삼성전자만, 두 업체만 양산할 수 있다.

ASML의 EUV 노광 장비

TSMC는 10nm 공정에서 삼성전자에 세계 최초 자리를 빼앗겼다. 이에 7나노 투자에 빠르게 돌입해 2018년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7nm 공정은 10nm 공정 대비 면적을 40% 축소할 수 있고, 성능을 10% 향상하며, 같은 성능에서 35% 향상된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 하지만, 10nm 이하의 공정은 생산 기술이 너무 어렵고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많은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적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웨이퍼 위에 보다 미세한 회로 패턴을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광 장비의 해상력이 높아야 한다. 수 나노미터(nm) 단위의 미세 패턴을 그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노광 장비보다 뛰어난 장비를 필요로 한다.

TSMC가 7nm 공정에 빠르게 도입한 데에는 새로운 노광 장비인 EUV가 아닌, 기존의 액침 불화 아르곤(이머전 ArF) 기술을 이용해 빠르게 생산 공정을 안정화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7nm 공정부터는 EUV 장비를 활용하기로 했다. TSMC는 기존 노광 기술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더블(DPT), 쿼드러플패터닝(QPT)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패턴을 찍고 에칭(식각) 작업을 하고 다시 노광한 뒤 에칭 작업을 하는 과정을 반복해 미세 공정을 구현하는 방법이다. 이는 ArF 광원의 파장이 192nm로 13.5nm인 EUV보다 10배 이상 두껍기 때문이다. 이에 10nm, 7nm 등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공정 단계는 급격히 늘어나며, 채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TSMC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7nm 공정부터 EUV(Extreme Ultra Violet, 극자외선) 장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13.5㎚ 파장의 극자외선을 활용하면 10나노 미만 반도체 회로도 여러 번이 아닌 한 번의 노광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이 기술은 구현이 매우 어렵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노광 장비를 생산하는 ASML도 최근에서야 상용 가능한 양산 속도를 구현했다.

기술적인 어려움보다 EUV 노광 장비의 도입이 어려운 가장 이유는 가격이다. 대당 1500억~2000억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화성 EUV 공장에 투입하기 위해 10대 이상의 EUV 노광 장비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장비 구매 비용만 1조 5000억 원에서 2조 원을 사용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7nm 공정에서는 TSMC보다 뒤처졌지만, EUV 기술의 선제 도입으로 3nm 공정에서는 앞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정은승 사장은 지난 12월 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국제반도체소자학회(IEDM)에서 파운드리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며 “3나노 공정 성능 검증을 마치고 기술 완성도를 높여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7nm 공정에 업계 최초로 EUV 장비를 도입했으며, 이를 토대로 2019년 4nm까지 완성하고, 2020년에는 3nm 공정 개발을 끝내는 게 삼성전자의 목표다. TSMC 역시, 2019년부터 5nm 공정을 개발하며 EUV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2020년 3nm 공정을 2025년 2nm 공정을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nm 공정은 기존 핀펫(FinFET) 구조와 다른 GAA(Gate-All-Around) 트랜지스터 구조가 적용된다. GAA는 전류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

본 기사는 <반도체 생산 업체별 7nm 공정 도입 현황 ③>로 이어집니다.

<관련 기사>

반도체 생산 업체별 7nm 공정 도입 현황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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