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2025년까지 전체 자동차 시장의 16% 차지할 것”

[테크월드=양대규 기자]전기차 배터리, ESS 등 최신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는 ‘인터 배터리 2018’ 전시회가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인터배터리에는 200여 업체 450개 부스가 마련돼, 3만 명의 바이어들과 함께 미래 에너지산업의 키 플레이어(Key Player)인 이차전지 최신 제품과 기술정보를 한눈에 관람할 수 있었다. 이번 인터배터리 2018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기업의 다양한 배터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으며, 삼화콘덴서의 파워 커패시터와 LS산전, 비츠로시스, 네덜란드의 '레이덴 잘' 등 국내외 업체들이 다양한 이차전지 관련 솔루션을 선보였다.

인터배터리 2018에 참가한 삼성SDI 부스

10월 11일 오전에는 삼성SDI 정세웅 부사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가솔린차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전기 자동차 대중화의 가장 큰 과제”라며, “배터리 kWh당 111달러에 맞춰야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도 내연 기관과 동일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세웅 부사장은 “OEM이나 소재 업체와의 전략적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주요 원재료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광산에 직접 투자하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힘써야 한다. 삼성SDI는 2000개에 육박하는 품질 체크포인트를 모니터링해 안정적인 품질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품질관리는 단순 배터리 제조공정에 그쳐서는 안 되고 공급되는 소재와 부품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동일하고 안정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부사장은 “자동차 시장에서 4%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차는 2025년까지 16%까지 가파르게 올라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124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배터리 2018에 참가한 LG화학 부스

LG화학·삼성SDI, 양사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실제 전기차 부스에 전시

이번 전시회의 가장 눈길을 끈 부스는 글로벌 배터리 제조회사인 LG화학과 삼성SDI였다. 양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스로 다양한 이차전지 배터리를 소개했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배터리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해 소형 배터리, ESS 등의 전력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전시하고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양사는 현재 양산 중인 다양한 고성능 배터리들을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양사는 전시장 내에 마련된 다양한 콘셉트의 공간에서 배터리가 적용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으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 이동 수단들이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연출해 배터리의 다양한 쓰임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양사는 실제로 배터리를 공급하는 전기자동차를 부스에 직접 전시해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코나EV
재규어 I-PACE에 탑재된 LG화학의 배터리팩

LG화학은 ‘모빌리티 존(Mobility Zone)’을 마련해 자사의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차 코나EV를 전시했다. 코나EV에 탑재된 LG화학의 배터리는 64kWh의 용량으로 한번 충전에 482km의 주행을 할 수 있다. LG화학은 이외에도 재규어 I-PACE에 탑재되는 대용량 배터리 팩을 따로 전시했다. 배터리 팩은 90kWh의 용량으로 한번 충전에 470km를 주행할 수 있다.

삼성SDI는 자사의 전기차용 배터리가 탑재된 BMW i3 모델을 전시했다. i3에 탑재된 배터리 팩은 33kWh로 1회 충전에 300km를 주행할 수 있다. BMW 외에도 전기자전거용 배터리 솔루션도 함께 소개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가 탑재된 BMW i3

이날 행사에서 삼성SDI 전략마케팅팀장 손미카엘 전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로 IT, 전기차 등 배터리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미래 배터리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이번 전시회에 녹아 있다"고 밝혔다.

◇ 삼화콘덴서, LTO를 활용한 배터리 커패시터

이번 전시회에는 배터리 업체 외에도 MLCC 중심의 수동부품 전문기업인 삼화콘덴서가 배터리 커패시터 등의 새로운 배터리 솔루션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삼화콘덴서는 이번 전시회에서 EDLC(Electrical Double Layer Capacitor, 전기 이중층 커패시터), 하이브리드 커패시터(Hybrid Capacitor), 배터리 커패시터(Battery Capacitor) 등 신재생과 에너지 저장용 신규 제품을 전시했다.

삼화콘덴서의 ‘배터리 커패시터’ 제품군

삼화콘덴서의 배터리 커패시터는 기존 EDLC에 리튬이온 이차전지 소재와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다. 전기이중층 커패시터 대비 10배의 용량(Capacitance)을 구현하며, 리튬이온 이차전지 대비 5배 이상의 출력 특성(C-rate)을 자랑한다.

삼화콘덴서 관계자는 “LTO(리튬티탄산화물)를 활물질로 사용해서 전지를 만든다”며, “이런 제품은 작동 전압이 낮고, LiB(리튬이온배터리) 대비 사이클 수명이 10배 정도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LiB보다 용량이 낮으며, 에너지 밀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어 특정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일반적인 LiB에서 음극재로 그래파이트를 사용하는데, 삼화콘덴서는 수명 특성이 있는 LTO를 사용했다. LiB와 다르게 활물질이 표면에서 흡탈착만 하기 때문에 100만 사이클의 수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배터리 커패시터는 출력이 좋아서 오토바이나 전기스쿠터 등 모빌리티의 전원 솔루션으로 기대가 되지만, 체적당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소재 자체의 특성으로 그래파이트보다 LTO가 에너지 체적이 작아, 동일한 사이즈에서는 용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대신에 체적에 여유가 있고, 수명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에는 매우 적합하다.

삼화콘덴서 관계자는 “이런 특성을 활용해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으로는 가로등이 있다”며, “가로등은 수명이 길면 길수록 좋다. 한번 설치하면 오래 사용해야 한다. 일반 배터리의 수명이 2000회인데, 이는 7~8년을 쓸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1~2년밖에 사용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까 100만 번의 사이클을 가진 삼화콘덴서의 배터리 커패시터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 태양광으로 낮에 충전하고, 밤에는 이것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밝혔다.

◇ 비츠로시스, SOC 알고리즘으로 정확한 BMS 솔루션 제공

비츠로시스는 배터리 팩과 BMS(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원래 Si(실리콘) 기업으로 유명한 비츠로시스는 2년 전부터 신사업으로 배터리와 BMS, ESS 등의 에너지 산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비츠로시스의 제품은 국내에 일부 납품되고 있다.

비츠로시스 관계자는 “비츠로시스의 BMS는 ▲고기능성 ▲고정밀 측정과 산정 ▲고신뢰성 ▲고효율성의 4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이를 통해 철도와 AGV(Automatic Guided Vehicle, 무인반송차) 등에 들어가는 중대형 이차전지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고기능성으로 32비트 프로세서의 강력한 연산과, 전지 셀과 팩의 상태 진단, 과충전과 과방전의 선택적 방지 기능, 통신 프로토콜의 유연성이 있다. 또한 전압 측정 오차 0.02%, 전류 측정 오차 1%, SOC(State of Charge) 산정 오차 2% 이내의 고정밀 측정의 특성도 지니고 있다. 이밖에도 철도 규격 하드웨어 전자파내성시험 통과, RTOS 기반의 소프트웨어 등 고신뢰성과 저전력 BMS 하드웨어를 통한 고효율성을 달성한다.

특히, 비츠로시스는 업체 고유의 SOC 알고리즘으로 이런 성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지의 잔존 에너지양(충전상태)을 나타내는 SOC 산정은 BMS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다. 비츠로시스 관계자는 “비츠로시스의 SOC 알고리즘은 ‘Dual Extended Kalman Filter’ 기반으로, Factorization을 통해 수치적 안정성을 확보했으며, 1차 등가회로 모델을 적용해 연산 효율성까지 확보했다”며, “이에 대한 시험결과 NMC 셀 시뮬레이션 결과 1%, 인산철 전지 시뮬레이션 결과 1%, NMC 팩 실험 결과 2% 이내의 안정적인 수치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 네덜란드대사관-레이덴 잘, 음극재에 실리콘을 100% 활용하는 새로운 공정

이번 전시회에서는 글로벌 기업들도 다수 참가했다. 특히, 오렌지색의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부스는 다른 부스와 차별화된 강렬한 이미지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부스를 담당하는 네덜란드 대사관의 이주원 선임 상무관은 “네덜란드는 한국보다 EV를 먼저 준비한 국가”라며, “최근에는 EV가 차량 외에도 조선산업에도 도입되고 있다. 또한, 전지를 분해하고, 재사용하는 업체들과 각각의 소재 분야별 업체들이 함께 하는 에코시스템이 잘 구성돼 있다”고 네덜란드의 배터리 산업에 대해 소개했다.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부스에서는 완전 새로운 방식의 배터리 음극 공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는 ‘레이덴 잘(Leyden Jar)’의 크리스티안 루드(Christian Rood) 상무(Managing Director)를 이주원 선임 상무관의 소개로 만날 수 있었다.

레이덴 잘(Leyden Jar) 크리스티안 루드(Christian Rood) 상무

크리스티안 루드 상무에 따르면, 레이덴 잘은 2년 전 네덜란드 국가연구소인 TNO에서 스핀 오프한 기업이다. 레이덴 잘의 기술은 원래 태양전지용으로 개발했다가 실패한 기술을 배터리 음극재로 재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레이덴 잘 연구원들은 박막 플렉시블 태양전지를 만들기 위해 PECVD라는 플라즈마 증착 기술을 이용해 실리콘 태양전지를 만들려고 했다. 보통 일반적인 배터리 공정은 슬러리를 만들어 코팅하는데, 레이덴 잘은 반도체에서 사용되는 실란(Silane) 가스를 주입해 실리콘을 성장시키는 공정을 사용했다. 하지만, 결과물의 공간 중간 중간에 비어 있는 곳이 많아 태양전지 구동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 년 후, 레이덴 잘 관계자들이 아 기술로 생기는 공간이 배터리 음극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반적으로 실리콘이 흑연(그래파이트) 소재의 음극재보다 성능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수축 팽창 문제로 실리콘을 100%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기존 전지회사들은 실리콘 파우더를 음극재에 불과 5%만 사용한다. 하지만, 스펀지처럼 성장시킨 실리콘은 수축팽장에도 완충하는 효과가 나타나, 이 방법으로는 100% 실리콘의 음극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라이덴 잘 연구원들은 개발을 시작했다. 레이덴 잘은 2019년까지 에너지 밀도를 1200Wh/m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음극재만으로 지금보다 2배 정도 늘어난 용량이다.

크리스티안 루드 상무는 “(레이덴 잘의) 이런 방법이 완전히 새로운 공법이지만, 기존의 배터리 공정에도 도입할 수 있다”며, “완전히 셀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음극이 판 위에 부착된 상태에 공정이 나오기 때문에 배터리 업체들은 판에 분리막과 양극을 쌓으면 기존 공정과 큰 차이 없이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로운 PECVD 공정은 기존의 음극 공정 4회를 1회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ECVD 공정의 속도가 느리더라도 전체 공정이 줄면서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는 기존 공정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레이덴 잘에서 만든 배터리 데모 제품

크리스티안 루드 상무는 “새로운 공정이 도입되면, 대규모 배터리 제조회사들은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다”며, “(레이덴 잘은) 배터리 셀 제조사들과 경쟁할 생각이 없다.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음극재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와 관련된 소재나 장비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덴 잘은 최근 거리상 가까운 독일의 자동차 회사, 배터리 연구기관들과 긴밀히 협력 중이다. 이를 통해 코인 셀에서부터 작은 파우치 셀까지 만들고 있으며, 곧 대용량 파우치 셀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로서 가장 큰 문제는 충방전 사이클이다. 지금은 약 100~250의 충방전 사이클로 높은 에너지 밀도를 필요로 하는 방위산업과 로봇 쪽에 도입할 수 있다. 이어 500 사이클의 모바일, 궁극적으로는 2000 사이클 이상의 자동차나 ESS용까지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루드 상무는 “이런 사이클 달성을 위해서는 음극재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음극과 매칭이 잘되는 전해질이나 양극 개발을 같이해야 한다. 이 부분을 한국의 파트너와 함께하기를 기대한다”며, “레이덴은 네덜란드의 소도시다. 배터리의 핵심은 한국과 일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레이덴 잘을 알릴 수 있어 만족하고 있고, 이번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발표를 맡았다. 발표를 통해 더 많은 분에게 라이덴 잘을 알릴 수 있어 만족했다. 전시회 이전에도 이미 한국의 일부 제조사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번 행사를 통해 (제조사들에)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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