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인간보다 나은 - 서비스 로봇 ③

[테크월드=정환용 기자] 앞서 언급한 아마존의 물류 로봇 ‘키바’를 비롯해 다양한 협업 로봇들이 현장에서 인간과 함께 일하고 있다. ‘스타워즈’의 C3PO나 ‘에일리언 커버넌트’의 데이빗 8처럼 인간과 안드로이드가 함께 일하는 모습은 20여 년 뒤에도 볼 일이 없겠지만, 지능형 기계가 인간의 작업을 도와주는 것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계 팔 형태뿐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인간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협업 로봇에 대해 알아보자.

 

아마존 – 키바

아마존은 자사의 물류시스템 전체에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도입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용자가 가정에서 음성비서 스피커 ‘에코’를 이용해 제품을 주문하면, 미국 내 물류센터에서는 픽업 로봇 ‘로보스토’(Robo-Stow)가 최대 6톤 무게의 제품을 올려주고, 이를 운반 로봇 ‘키바’(Kiva)가 지정된 위치로 옮긴다. 일부 제품은 드론을 이용해 배송하고 있어, 주문부터 수령까지 인간이 관여하지 않는 범위가 조금씩 늘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 물류센터에는 운반 로봇 키바가 4만 대 이상 사용되고 있다. 최대 1.4톤을 들고 이동할 수 있는 키바 덕분에 물류센터 내 작업자는 옮겨진 제품의 세부 분류, 기기 점검 등 인력의 범위를 줄이며 운영비용을 20%까지 내릴 수 있었다. 최근에는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 경동(Jingdong) 등의 물류 업체들도 자사 물류센터에 이런 이동식 로봇을 활용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작업자본위형(Person to Goods)의 자동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키바는 8세대 제품까지 적용됐고, 아마존은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해 꾸준히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이런 대형 물류 처리 로봇도 아직 접근하지 못한 분야가 식품이다. 키바는 선반 째로 1톤 이상의 제품을 옮길 수는 있지만, 식품 분야만큼은 아직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물류 과정 전체에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기도 하고, 보관이나 배송 방법 역시 일반적인 포장과 다르게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신선식품을 유통하는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물류창고에 키바와 유사한 기술로 식품 분야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페치 로보틱스 - 프레이트 시리즈

미국의 로봇 스타트업 ‘페치 로보틱스’(Fetch Robotics)가 제작한 물류 로봇 ‘프레이트’(Freight) 시리즈는 공간 내 지도 알고리즘을 사용해 제품을 운반하는 자율이동 로봇이다. 다수의 로봇을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페치코어, FetchCore)를 이용할 수 있고, 지난해 추가된 프레이트 500(약 500kg), 프레이트 1500(약 1500kg) 라인업을 포함해 작업 공간과 제품의 규모에 따라 로봇을 선택할 수 있다.

페치 로보틱스는 지난 2015년에 모바일 베이스와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로 구성된 로봇 시스템을 발표하기도 했다. 쉽게 말해 적재 로봇과 픽업 로봇이 한 쌍이 돼 물류나 고객지원 등의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물류센터처럼 규모가 큰 곳에서는 제품을 하나씩 개별적으로 가져오는 것이 의미가 없고, 소규모 매장에서 개별 픽업이 가능하다 해도 현재 시점에서 사람이 하는 것보다 훨씬 느리고 로봇의 이동 공간을 확보애햐 하는 등 효율이 떨어진다. 추후 픽업 로봇에 인공지능 등의 차세대 기술이 더해지고 로봇의 크기가 작아지면, 일반 매장보다는 공공기관이나 병원, 복지시설 등의 공간에서 여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오카도 - RBO 핸드 2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은 크기와 형태, 경도가 제각각이어서 이들 모두를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로봇 팔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다만 여러 기업에서 이런 불규칙한 특성에 적용할 수 있는 사람 손 모양의 로봇 팔의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기술기업이 아닌 온라인 유통기업 ‘오카도’(Ocado)가 의외로 그 해결 방안을 먼저 제시했는데, 자사 내 기술기업인 오카도 테크놀로지와 독일 베를린기술대학교가 개발했다고 발표한 ‘RBO 핸드 2’가 그 주인공이다.

기존의 흡착식은 표면이 매끄럽지 않은 제품에는 쓸 수가 없고, 내부에 충전재를 채운 로봇 손은 압력 때문에 제품이 손상될 수 있는 단점이 있었다. RBO 핸드 2는 사람의 손 모양과 흡사한 기계손으로, 압축공기를 사용해 팽창∙수축하는 에어 챔버와 실리콘으로 사람의 손 모양과 비슷하게 5개의 손가락을 가진 손 형태를 하고 있다. 손가락 5개에 해당하는 부분의 가변성이 상당해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를 상처 없이 들어 옮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오카도의 관계자는 자사가 취급하는 약 5만여 품목 중 RBO 핸드 2가 처리할 수 있는 범위가 조금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유니버설 로봇 - UR5e

협업 로봇을 만드는 ‘유니버설 로봇’(Universal Robots)은 지난 6월 22일 독일에서 열린 ‘오토메티카 2018’ 박람회에서 자사의 협업 로봇 신제품을 공개했다. UR5e 로봇은 설치부터 사용까지의 난이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별도로 훈련을 받지 않아도 로봇 팔을 설치, 사용할 수 있다. 자체 조사에 따르면 UR 시리즈 로봇 팔의 설치에는 평균 6시간 정도면 된다고 한다. 필요한 작업마다 고비용의 외부 컨설팅을 받지 않아도, 자체 개발한 3D 영상화 기술 덕분에 로봇 팔의 작동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UR 시리즈는 용도와 동작 범위에 따라 3종으로 나뉜다. 가벼운 조립 작업과 고정밀 작업에는 500mm 범위의 UR3, 제품을 이동하거나 테스트하는 용도의 UR5, 작업 영역 거리가 길어 조립, 포장, 적재 등의 작업에 알맞은 UR10 등이 대표 제품군이다. 이 로봇 팔은 제품을 옮기고 광택을 내는 단순 반복 작업부터 나사 조이기, 접합과 용접, 품질검사 등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는 작업까지 폭넓은 영역을 커버할 수 있다. UR 시리즈를 도입한 플라스틱 사출성형 업체는 라벨링 비용 절감, 다양한 작업으로의 손쉬운 전환 등으로 1년여 만에 투자비용을 회수하며 작업 만족도를 높였다. 다양한 제품을 소량 생산하는 기업은 UR 시리즈를 판금 부서에 배치해, 기존에 작업자들이 하던 프레스, 절단, 부품 성형, 폴딩, 조립 등 생산 주기 전체를 통합 관리하며 생산성을 20% 최적화했다.

 

쿠카 로보틱스 - LBR iiwa

산업용 로봇 제조사 쿠카 로보틱스는 1990년대 중반 당시 최초의 PC 기반 컨트롤러를 시장에 선보이며 메카트로닉스 시대의 개막을 알린 바 있다. 자사가 만든 최초의 감응형 로봇 시리즈 ‘iiwa’(intelligent industrial work assistant)는 3가지 작동 모드를 시뮬레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고, 자사의 ‘Sunrise Cabinet’ 컨트롤러는 빠르고 간단한 시운전으로 독립적인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

iiwa의 특징은 제어 성능의 향상으로 민감한 부품이나 정밀도가 높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800~820mm 작동 범위 내에서 관절 토크 센서로 7개의 축을 사용해, 인간의 팔보다 높은 자유도와 정확도로 작업자와 협업할 수 있다. 이 토크 센서는 피사체나 작업자와 접촉하는 즉시 힘과 속도를 줄여 위험도를 낮추는 것에도 일조한다.

쿠카는 로봇 팔을 프로그래밍에서 벗어나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할 수 있는 로봇 제어 솔루션 ‘레디2 파일럿’(Ready2 Pilot)을 제공하고 있다. 작업자가 필요한 작업을 로봇에게 직접 학습시킬 수 있는 이 솔루션은, 로봇의 사용처가 점점 다양해지는 현재 추세에서 새로운 로봇 협동 분야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카 커넥트’(Kuka Connect)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로봇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로봇에 대한 이해와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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