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환 K2코리아 대표이사

[테크월드=양대규 기자] “국내 방산(방위산업)에서 K2코리아의 커넥터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은 거의 없다. 잠수함, 탱크, 헬리콥터, 인공위성 등 거의 모든 방산 제품에 우리 제품이 들어간다. 지난 10년간 방산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10년은 방산과 민수를 함께 성장시키겠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커넥터(Connector)를 공급하는 기업 K2코리아의 김문환 대표이사의 말에는 커넥터 전문 기업으로서의 자부심이 드러났다. K2코리아는 포지트로닉(Positronic)과 하윈(Harwin) 을 포함한 15개 커넥터 생산 업체와 독점계약을 맺으며, 총 20여 개 커넥터 생산 업체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만 약 3000개의 커넥터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로부터 커넥터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반도체 부품 6만 5000여 개를 제품을 공급한다.

김문환 K2코리아 대표이사

김문환 K2코리아 대표이사를 만나, 지난 20년간 커넥터 전문 기업으로써 이룬 성과와 앞으로의 비전과 전략, 목표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K2코리아는 어떻게 설립했으며, 성장해 왔는가

원래, 1990년대 초반부터 영국의 커넥터 업체 하윈의 한국지사였다. 사업을 하면서 하윈 제품 하나만 가지고는 매출의 한계가 있었다. 하윈의 커넥터 제품은 우수하지만, 종류가 많지 않아 시장 규모를 키우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영국 본사에 법인 설립을 요청했지만, 본사에서는 ‘법인 설립은 어렵다’는 답이 왔다. 결국, 1997년 하윈 지사를 접고 K2를 설립했다.

당시 한국 시장이 성장세를 보여, 큰 기대를 하고 창업을 했다. 하지만 창업을 하자마자 IMF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상황을 견딘 것이 약이 됐다고 생각했다. 창업 당시 사명은 ‘K2인터내셔널’로 개인 회사였다. 당시부터 회사의 모토는 커넥터 전문가(Connector Experts)였다. K2는 ‘Konnect Expert2’를 줄인 말로, 커넥터 전문 업체로써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말이다.

K2는 커넥터 전문 업체로 하윈과의 지속적인 대리점 계약 외에도, 1999년 글로벌 커넥터 전문업체인 포지트로닉스와 독점 계약을 맺는 등 내실을 키워왔다. 하지만, 2007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시장은 다시 나빠졌다. 많은 벤처 기업들과 통신, 감시카메라, 카드리더기 등 커넥터를 구매하는 기업들이 하나둘씩 사라진 것이다.

이에 새로운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 법인 전환을 결심했다. K2코리아로 사명을 바꾸고 법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와 함께 다양한 커넥터 공급 업체들과 대리점 계약을 맺으면서 커넥터 전문업체로의 역량에 더욱 집중했다.

아울러 새로운 시장 확대를 위해 방위산업이라는 영역으로 발을 넓히기 시작했다. 지난 10년간은 방산에 집중하며 시장을 키워나갔다. 방산은 납품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시장이다. 한번 디자인하면 바로 발주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 최소 3년에서 10년까지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커넥터 전문가로써 신뢰성 있는 제품들을 꾸준히 공급하면서,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현재는 거의 모든 방산 업체와 거래를 하고 있다. 방산에서 K2가 납품하는 커넥터를 안 쓰는 곳이 거의 없다. 잠수함, 헬리콥터, 탱크, 인공위성, 지뢰 탐지기, 미사일, 레이더 등 안 들어가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관련 부품 업체까지 약 300곳의 방산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대부분의 매출 성과가 방산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Q. K2코리아만의 판매 전략은 어떤 것이 있나

우선은 다수의 우수한 커넥터 전문 기업과의 판매 계약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포지트로닉, IEH, 코네시스 에어로, 하윈, 크리스텍, 피셔, 스페이스크래프트, EPT, 번스 아쿠아메이트, 설린, QPC, CEEP, SRBT, RF 이뮤니티 등 전 세계 20여 개의 커넥터 기업들과 계약이 이뤄졌다. 이 중 15곳은 독점 계약으로 국내에서는 K2코리아에서만 취급한다. 이는 국내 커넥터 업체 중에는 독보적인 기록이다. 보통 업체들은 4~5곳으로 이렇게 전문적으로 커넥터 업체들과 계약을 맺은 회사는 없다.

K2코리아에서 제공하는 제품 카탈로그. 종류별, 기업별로 제공된다. 개별 책자로도 제공받을 수 있다.

다음은 전문성이다. 커넥터만큼은 우리 직원들이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일반 무역업체들은 다양한 종류의 부품과 장비들을 사고팔지만, 우리는 커넥터만 전문으로 한다. 커넥터 제품에 대한 지식이 많이 쌓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 10년 이상 된 직원들이다. 직원들의 전문지식을 활용해 고객들을 위한 카탈로그도 직접 만든다. 1400페이지 정도의 두꺼운 카탈로그를 종류별, 기업별로 정리해 제공한다. 일반 무역업체들이 주로 얇은 브로셔를 제공하는 것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Q. 온라인 쇼핑몰 Connector24는 어떻게 만들었으며,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

2017년 3월 Connertor24(이하 Con24)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었다. 커넥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로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하는 시장에 부응하기 위해 만들었다. 2017년이 창사 20주년으로 K2코리아의 새로운 발전을 위해 오픈하게 됐다.

현재 온라인 발주 수는 1주일에 약 10~20개 정도로, 소규모 판매가 많이 이뤄진다. 온라인이 비중도 커지고 있지만, 오픈한지 불과 1년이 조금 넘어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많은 국내 고객들이 가격이 비싸더라도 마우저와 디지키 등 해외 유명 전자 부품 쇼핑몰에서 구매를 한다. Con24에 재고가 있어도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다.

Con24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국내에 재고가 있으니 해외 배송 비용이 들지 않는다. 해외 사이트보다 더 비싼 부품이 있더라도 배송비를 생각하면,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커넥터 재고만 약 3000개다. 또한, 해외 시장에는 커넥터 외에도 다양한 전자부품 6만 5000여 개를 보유하고 있어, 편리한 구매가 가능하다. 국내 제품은 마진율을 높여도 해외보다 저렴하게 팔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제품은 마진율을 최소한으로 낮춰서 판매한다.

K2코리아의 온라인 쇼핑몰 Con24 홈페이지. 홈페이지를 통해 재고 수량을 알 수 있다.

또한, Con24는 신뢰성을 보장한다.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마우저와 디지키 등 해외 대형 전자부품 쇼핑몰과 같이 정직한 제품을 판매한다. 일부 구매자들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중국 대형 상거래 사이트를 이용하다가 ‘깡통 반도체’를 구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명 업체의 로고만 찍혀 있고, 전혀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이 온다는 것이다. 특히, 방산이나 첨단 IT 생산 업체에서 급하게 구매를 하다가 잘못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Con24는 유명 커넥터 업체들과의 독점 계약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제품들만을 판매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이밖에도 구매자들에게 재미있는 디자인의 망치와 맥가이버 칼 등의 공구들을 소소한 이벤트를 통해 전달하기도 한다.

Q. 앞으로 K2코리아의 목표나 비전이 있다면

K2코리아는 국내에서 커넥터 전문 업체로 자리를 확실히 잡았다. 서울 직원 10명과 창원 직원 2명을 합쳐 총 12명의 직원이 있으며, 연간 약 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2018년은 그 이상의 매출이 기대된다.

현재 매출의 많은 부분이 방산에 집중됐다. 1997년 회사를 처음 설립하고 10년간 커넥터 전문 기업으로 자리를 잡으며, 매출 비중이 민수 90%, 방산 10%였다. 이후 2007년부터 10년간 점점 방산 매출이 늘며 최근에는 방산 95%, 민수 5%로 역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제 앞으로 10년은 방산과 민수, 두 분야 모두 골고루 성장해 50:50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근 5G와 전기차, 메디컬 등 첨단 산업 쪽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다. 2017년 독일 일렉트로니카와 2018년 상하이 일렉트로니카 전시회에 공급 업체를 찾기 위해 직접 참석했다. 그 결과, 최근 중국 3개 업체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다. 새로운 중국 업체들과의 계약을 통해 의료와 전기바이크, 전기차, 5G 통신장비 분야로 영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장기적으로 직접 커넥터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최근 주변에 부지를 확보했다. 먼저 ‘D3899 타입3’ 장비를 5~10년 이내에 국산화시킬 계획이다. 앞서 미국 코네시스 에어로의 부사장이 국내에 왔을 때 “준비가 되면 언제든지 기술을 전수해서, 조립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말한 바 있다. 공장이 설립되면, 코네시스는 커넥터의 기본 부품만 제공하고, 이를 K2코리아가 직접 조립해 국내에 납품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장기적인 계획이다.

Q. K2코리아만의 경영 철학이 있다면

K2코리아는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입사 3년간은 커넥터에 대한 공부를 집중적으로 시킨다. 실적 압박을 전혀 주지 않는다. 제품에 대한 전문가가 되기 전에 판매를 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전기·전자 부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 상상력이 없으면 영업을 못 한다. 해당 부품으로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애플리케이션에 어떤 부품이 들어가는지를 그릴 줄 알아야 한다.

개인의 역량이 커져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꾸준히 책을 사주고, 영화, 연극 뮤지컬 등을 함께 관람한다. 또한, 매년 역량 성장을 위한 목표를 제시한다. 숫자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것보다 좋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사람을 육성한다는 것이다.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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