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자동차의 핵심기술인 커넥티드카(Connected car)의 개념은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니라 1990년대 중반에 GM의 온스타(OnStar)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발전된 텔레매틱스 기술이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대중화에 힘입어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커넥티드카는 운전자와 자동차, 자동차와 주변 환경, 교통인프라, 그리고 일상생활의 모든 요소들의 유기적인 연결성(Connectivity)을 기반으로, 교통안전과 혼잡 해소뿐 아니라 다양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 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또한 현재 다양한 기능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스마트카 혹은 커넥티드카 기술로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간 중심의 기술 개발로 고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업체는 향후 자사의 스마트카 상용화 계획에 발맞춰 ICT업체의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접목을 통해 고도화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본 글에서는 커넥티드카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플랫폼 개발을 위한 협력 관계, 서비스 발전 방향에 대한 동향을 기술하겠다. 

커넥티드카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유용함을 자동차 환경에서도 누릴 수 있도록 연결성(Connectivity)과 접근성(Accessibility)을 제공하는 자동차라는 의미로 커넥티드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커넥티드카에 대한 다양한 정의와 관점들이 공존하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자동차 내부의 각종 기기와 외부의 네트워크가 무선 통신을 통해 정보 연결성과 접근성이 제공됨으로써 차량 자체를 정보 기기처럼 활용할 수 있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최근에는 기존에 통용되던 텔레매틱스(Telematics),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첨단교통시스템(ITS), 지능형 자동차(Intelligent vehicle)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들이 커넥티드카라는 이름으로 어우러지면서 융합돼 가는 추세다. 
 
커넥티드카에 대한 정의는 각종 문헌이나 신문 기사들에서 시장 개척 또는 기술 개발의 포지션에 따라 서로 다르게 바라보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텔레매틱스의 관점에서는 자동차에 내장되거나 스마트폰과 연동해 유무선 통신 기능을 제공하는 기기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 연결성과 데이터 접근성 측면을 강조한다. 여기에서는 인터넷에 접속해 각종 정보를 주고 받거나, 클라우드가 수집한 개인의 선호도 정보를 이용해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거나, 자동차 관리 서비스 회사의 서버가 자동차의 주요 부품의 상태를 원격 모니터링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교통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응급 신호를 발신하는 서비스가 가능해 진다. 

첨단교통시스템의 관점에서는 5G, DSRC, WAVE와 같은 표준 방식의 V2X를 이용해 도로 상황 인식 성능을 향상시킴으로써 교통 사고 발생을 감소시키는 안전과 보안 측면을 강조한다. 운전자에게 안전운전 정보 또는 경보를 제공하거나, 사고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해 도로 인프라를 제어하거나, 자동차가 신호등 또는 도로 인프라와 교통 정보를 주고 받으며 교통 흐름을 개선하는 기술 등을 포함해 설명한다.

지능형 자동차의 관점에서는 운전자와의 상호 작용에서 인간의 업무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반자율주행 또는 독자적으로 무인주행이 가능한 완전자율주행 상태에서 안전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증강현실, 음성, 제스쳐 상호 작용으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스마트 센서로 전방의 도로 상황을 인지해 사고 발생에 따른 충돌을 예방하거나, 운전자의 간섭이 없는 자율 주행, 스마트폰으로 설정하는 자동주차 또는 인출 등을 구현할 수 있다. 

통신 측면에서는 단거리 무선통신이나 유선통신을 통해 스마트폰에 연결할 수 있는 기기 또는 자동차에 내장돼 단독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방식과 인터넷 접근성을 강조한다. 인포테인먼트 기기와 스마트폰을 USB나 블루투스(Bluetooth)로 연결하는 미러링크와 같은 통한 환경 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내장된 3G/4G 통신 기기가 WiFi 핫스팟을 통해 자동차 안에서 각종 기기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는 자주 듣는 라디오 채널, 음악, 비디오 등의 콘텐츠와 더불어 빈번히 이용하는 도로나 자주 찾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클라우드 서버가 분석해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생산할 수 있고, 운전자의 위치와 선호도를 감안해 최적의 실내 온도를 맞추기 위해 에어콘이나 히터를 미리 가동하는 사용자 밀착형 서비스도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이와 함께 커넥티드카는 개인 정보뿐만 아니라 자동차 제어 시스템도 보호해야 하는 보안과 안전 측면의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따라 자동차는 M2M(Machine to Machine)이나 IoT(Internet of Things) 관점에서, 움직이는 모바일 기기 중의 하나로 바라보면서 IoV(Internet of Vehicles)로서 이해하려는 관점도 시도되고 있다.

커넥티드카의 개념 (자료: 컨티넨탈)

플랫폼 개발을 위한 경쟁과 협력 동향

커넥티드카는 자동차에 장착된 정보 기기를 이용해 경로 안내를 받거나 무선 통신망을 통해 유용한 정보를 주고받는 서비스를 의미하던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발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또 동시에 언제 어디에서나 연결성과 접속성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의 발전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커넥티드카의 핵심을 이루는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의 주요 참여자를 보면, 완성차를 조립 생산하는 자동차 제조사(Aautomotive company), 자동차를 무선 통신으로 연결하여 수익을 내려는 통신 기업(Telecommunication company), 자동차에 내장되는 플랫폼을 장악하려는 기술 기업(Technology company), 내장 기기를 제어하는 핵심 칩을 생산하는 칩 개발사(Chip company), 서비스와 콘텐츠 사업자(Service and Contents provider) 등이 있다.

만약 자동차 제조사가 자동차를 가장 최상위 단계의 독립된 완성품으로 여기고, 소프트웨어를 자동차에 장착되는 하드웨어의 부속품으로 취급하던 관행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네트워크에 접속되는 하나의 모바일 기기로서의 자동차’라는 개념으로 발전하는 커넥티드카 개발 경쟁에서 통신 기업이나 기술 기업에게 뒤쳐질 수 밖에 없다. 

2017년 5월 현재 시장에서 벌어지는 커넥티드카 플랫폼 전쟁은 ▲기술 기업인 구글(Google)이나 애플(Apple) 등이 스마트폰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플랫폼 중심의 연합 ▲통신 회사인 AT&T나 에릭슨(Ericsson) 등이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발전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중심의 연합 ▲정보 서비스 회사인 IBM 등이 M2M 서비스의 개발 경험을 IoT의 한 부분인 IoV(Internet of Vehicles)로 확장하기 위해 추진 중인 연합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구글이 주도하는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pen Automotive Alliance)

구글은 2008년에 결성해 안드로이드(Andriod) 운영 체계의 확산에 공헌을 했던 OHA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자동차 정보 기기로 확산시키기 위해 2014년 1월 OAA(Open Automotive Alliance)를 결성했고, 2014년 6월에는 구글 개발자 회의에서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를 공개했다. 현재 OAA에는 자동차 제조사인 GM, 포드, 혼다, BWM, 아우디, 현대기아자동차 등 28개의 자동차 제조사와 더불어 델피, LG, 클라리온, NXP, 엔비디아 등 16개의 기술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구글은 애플의 카플레이(CarPlay) 보다 6개월 늦게 시작했고 참여 회사도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자동차에 내장되는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바꿔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유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정품 iOS만을 고수하는 애플과 차별화 됐다.

또 오픈 플랫폼의 장점과 자동차 특성에 맞춘 플랫폼 개조를 통해 자동차 제조사들의 적극적인 협력과 빠른 확산을 도모하고, 스마트폰에서 익숙해진 인터페이스를 자동차 환경까지 확산해 운전자에게 좀 더 안전하고 매끄러운 운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안드로이드 공통 플랫폼과 구글 SaaS가 중심에 있는 오픈 개발 모델을 바탕으로 하지만, 다른 회사의 SaaS 앱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사용될 수 있으므로, 자동차 회사의 전략에 맞는 독자적인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을 쉽게 개발할 수 있어 장점이다. 

일례로 GM은 2014년 1월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앱 스토어의 베타 버전을 오픈했고, 향후 안드로이드 기반 OnStar 4G LTE에 의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주력 승용차에 적용할 예정이다. 아우디는 지난 CES에서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를 겸하는 12인치 크기의 안드로이드 기반 ‘버추얼 콕핏(Virtual Cockpit)’을 선보였고, 향후 엔비디아의 테그라(Tegra) 4 칩을 이용해 4G LTE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95만개의 앱을 실행할 수 있는 차량용 태블릿을 미래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엔비디아는 2014년에 192개의 코어로서 케플러(Kepler) 그래픽스 엔진을 지원하는 자동차 탑재용 모바일 칩인 ‘테그라 K1 VCM’을 발표했다. 이 칩의 고속 그래픽 기능을 이용하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테더링 뿐만 아니라 실시간 충돌방지를 위한 영상처리,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한 음악 스트리밍, 경로 안내 등의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고속에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OAA가 지향하는 오픈 플랫폼을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느슨하게 연계된 특성으로 인해 스마트폰의 경우보다 더 다양한 안드로이드 기반 자동차용 플랫폼이 대중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자동차 회사들이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주도하고 싶은 자존심과 운전 경험에 관련된 서비스를 구글에게 의존해야 하는 딜레마 사이에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주목된다.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를 겸하는 아우디의 ‘버추얼 콕핏(Virtual Cockpit)’


애플의 카플레이(CarPlay) 플랫폼

애플은 2013년 6월에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WWDC 2013에서 발표한 ‘iOS 7 in the Car’ 계획을 통해 CarPlay 플랫폼을 공개했으며, GM, 아우디, 포드, 현대자동차 등 16개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보여주었던 독불장군 전략에 따라 iCar를 만들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과는 다르게, 자동차에 내장되는 정보 단말과 아이폰을 연동해 익숙한 인터페이스로 정보 단말을 사용하고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상생 협력 전략을 보이고 있다. iOS 7 이후의 운영 체계에서는 HEP, PBAP, A2DP, AVRCP, PAN, HID, MAP 등 다양한 블루투스 프로파일로서 연결성을 제공하면서, 궁극적으로는 iOS가 향후 개발되는 자동차 클라우드 서비스의 플랫폼이 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애플의 전략이라는 해석도 있다.

CarPlay는 화면 터치나 다이얼을 이용한 전통적인 인터페이스 이외에도 운전대에 장착된 ‘시리(Siri)’ 전용 버튼으로 제공되는 음성 에이전트를 통한 아이폰과 자동차의 정보 단말의 연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음성 인식을 이용하면, 전방을 계속 주시하면서 핸즈프리 통화, 음성 메모, 음악 선택, 메시지 송수신, 경로 안내, 이력 정보를 이용한 목적지 예측 등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2014년 3월 페라리,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의 3개 제조사가 CarPlay에 대응하는 모델을 발표했였고, 혼다, 닛산, 아우디, BMW, 포드, GM, 현대·기아자동차 등을 포함하는 20여개 자동차 제조사가 CarPlay를 탑재한 자동차 시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혼다, 재규어, 현대자동차는 2014년 말에 출시되는 차량에 CarPlay를 탑재했고, BMW, 포드, 기아자동차, 랜드로버, 미쓰비시, 닛산, 오펠, 도요타, 푸조-시트로엥, 스바루, 스즈키 등의 회사는 아직 탑재 여부에 대한 명확한 일정을 발표하지 않고 있으나 곧 적용할 예정이다.

Apple CarPlay 화면와 운전대에 장착된 Siri 전용 버튼 :


에릭슨의 중심의 연합(에릭슨과 볼보 연합)

에릭슨(Ericsson)은 인터넷 접속, 경로 안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자동차 제조사들이 하나의 통합 플랫폼으로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확장성, 보안성, 융통성을 갖춘 ‘서비스 이너블번트 플랫폼(Service Enablement Platform)’을 제공한다.

2012년 말에 볼보와 에릭슨은 ‘멀티서비스 딜리버리 플랫폼(Multiservice Delivery Platform)’을 이용해 ‘센서스 커넥트(Sensus Connect)’라는 이름의 자동차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합의했고, 2014년 CES 2014에서 그 결과를 발표했다. 2014년 1월 인터넷 라디오 스트리밍을 제공하는 판도라(Pandora)의 기술로 센서스 커넥트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능을 확장할 계획을 발표했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포티파이(Spotify)와도 협력하고 있다. 

또 2020년 자율주행 무인자동차가 상용화되면 5G 커넥티드카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에릭슨은 3G, 4G 기반 서비스를 2020년까지 5G로 향상시키기 위한 상용화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자동차 클라우드 서비스의 생태계


GENIVI 연합

GENIVI 연합(Alliance)은 볼보, GM, 혼다, 닛산, 현대자동차 등의 자동차 제조사들의 적극 참여로 2010년에 오픈 소스 기반의 미고(Meego) 플랫폼을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핵심 참여 기업 중의 하나인 노키아(Nokia)의 몰락과 기술 기업과 통신 기업이 주도하는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전통적으로 1차 하청(Tier 1), 2차 하청(Tier 2) 등의 하청 구조를 유지하는 자동차 제조 업계는 소프트웨어를 1차 하청이 납품하는 하드웨어의 일부로 여기는 관성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 있다. 이런 관성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핵심을 차지하는 최근 상황에서 주도권 상실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결국 자율주행에 대해서는 구글에 밀리고, 플랫폼과 네트워크 연결성에서는 기술 기업나 통신 회사로부터 압박을 받게 된 것이다.

아직도 GENIVI 연합을 통해서 "협력할 것인가, 사라질 것인가(Collaborate or Die)"를 외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구글, 애플, AT&T 등 기술 기업이 주도하는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에 곁다리를 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런 딜레마는 시간이 가면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 한태만 스마트카 기술포럼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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