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욱 IBM 코그니티브 시스템즈 본부장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2010년을 전후해 혁신적으로 발전한 알고리즘, 컴퓨팅, 빅데이터 기술이 서로 융복합되면서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IBM은 인공지능을 위한 프로세서와 플랫폼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IBM은 2014년 파워8(POWER8) 프로세서를 출시한 이후로 3년만인 2017년 12월 파워9(POWER9) 프로세서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인공지능과 코그너티브 워크로드 시장으로 확대가 목표다. 허욱 IBM 코그니티브 시스템즈 본부장을 만나 IBM 인공지능 프로세서 기술에 대한 방향성과 파워9의 특징에 대해 들어봤다. 

허욱 IBM 코그니티브 시스템즈 본부장


Q. 인공지능 산업에서 IBM 파워9의 역할은 무엇인가? 

1980년대 후반 첫 등장한 IBM 파워(POWER, Performance Optimization With Enhanced RISC) 시리즈는 당시 트랜지스터 기반 CPU(Central Processing Unit)를 채택하고 있던 IBM 메인프레임을 개선하기 위해 RISC 아키텍처의 개념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아키텍처를 개발했다. 이를 시작으로 IBM은 약 3년마다 새로운 세대의 제품을 공개하고 있으며, 가장 최신 제품인 파워9은 인공지능과 코그너티브 컴퓨팅(Cognitive Computing)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다. 한마디로 현재 존재하는 컴퓨터 처리ㆍ연산 장치 기술력의 최첨단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고도화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보다 빠른 연산 처리를 실행해주는 가속장치(Accelerator) 역할의 GPU(Graphics Processing Units),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 주문형 반도체(ASIC,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 등의 하드웨어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칩을 활용해 슈퍼컴퓨터, 인공지능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호스트 프로세서인 CPU가 여전히 필요하다. IBM은 보다 인공지능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를 제공하기 위해 파워AI(PowerAI)를 활용함으로써 가속 기능을 보유한 파워 아키텍처 상의 딥러닝 프레임워크와 라이브러리 배치를 최적화했다. 즉, 파워9은 GPU와 CPU 간의 보다 빠른 데이터 전송과 효율성을 위한 인터페이스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 시스템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력 사용을 낮추고 데이터 이동 자체를 최소화 해야 한다. GPU, FPGA와 같은 특수 가속기를 사용하는 이유도 이런 이유다. CPU에서도 공정 자체를 미세화함으로써 전력 효율성을 최적화 할 수 있는데, IBM은 더 큰 그림에서 가속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지원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파워9은 리눅스 상의 딥러닝 워크로드, 데이터 집약적 AI를 위한 알고리즘과 스트리밍 센서, 자유 유동 데이터(Free-flowing data) 관리에 최적화됐다. 

Q. 파워9이 이전 세대인 파워8과 비교해 향상된 점은 무엇인가?

이전 세대인 파워8이 엔터프라이즈와 빅데이터에 초점을 맞췄다면, 파워9은 코그너티브 시대를 위한 프로세서다. 파워8은 22나노(nm) 공정으로 제작됐고, 최대 12코어 쓰레드가 12 코어 칩에서 동시에 실행되며, PCI-Express 3.0, 엔비디아의 버스 기술인 엔비링크(NVLink) 1.0을 지원한다. 반면 파워9은 14나노 공정으로 제조됐으며, 최대 24코어로 늘어났고, 로직을 개선함으로써 명령어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이로써 딥러닝 프레임워크 트레이닝 시간을 기존 인텔 x86 서버 대비 최대 약 4배 빠르게 개선할 수 있게 됐다. 

파워9 기반 파워(서버) 시스템인 ‘AC922(코드명 뉴웰)’의 경우에는 PCI-Express 4.0 과 차세대 엔비디아 엔비링크 2.0, 오픈CAPI(Coherent Accelerator Processor Interface)를 업계 최초로 내장한 점이 특징이다. 

IBM은 엔비디아와 협력을 통해 엔비링크를 제공하고 있는데, 엔비링크란, 실리콘 단계에서 내장되고 전체 시스템 설계에 통합돼 인텔 x86 기반 시스템보다 5배나 더 빠른 데이터 이동 속도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파워9에 지원되는 엔비링크 2.0은 1.0보다 2배 빨라졌고, 전송속도가 초당 15.75GB인 PCIe 3.0보다 9.5배 높은 PCIe 4.0(150GB/s)이 탑재됐다는 것이 장점이다.

업계에서 7~8년 사용되고 있는 PCIe 3.0은 현재 인텔 x86 시스템과 퀄컴, Arm 등이 사용하고 있다. 현재 PCIe 4.0를 탑재한 칩은 파워9이 유일하고, 올해 안에 PCIe 4.0를 탑재하는 칩의 출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IBM이 시장 경쟁에 있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IBM 파워9

Q. IBM이 오픈CAPI와 오픈파워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공지능 시대는 업계의 다수기관과 협업을 통해 ‘혁신 기술’을 만들고 업계 전반을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매우 뛰어난 프로세싱 능력 이상의 더욱 높은 성능과 우수한 속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협업을 통해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성능, 밴드 레이턴시 등을 효율적으로 빠르게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인공지능 시대는 기술과 툴을 제공하는 혁신 기업들이 한데 모인 열린 생태계가 필요하다. 

IBM은 오픈CAPI 컨소시엄과 오픈파워 재단(OpenPOWER Foundation)에 참여해 기술을 개방하고 적립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IBM과 엔비디아는 2013년 ACM/IEEE 슈퍼 컴퓨팅 컨퍼런스에서 GPU와 HPC 시스템을 결합하는 엔지니어링 파트너십을 맺었고, IBM은 파워8에 처음으로 CAPI를 사용함으로써 전송 속도를 높일 수 있었다. CAPI를 사용해서 GPU, ASIC, FPGA 등의 보조 특수 프로세서를 연결하면 CPU와 동일한 메모리 주소 공간을 사용할 수 있어서 컴퓨팅 경로 길이가 줄어 들어 속도가 빨라지게 된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2016년 10월 IBM은 다른 플랫폼에 CAPI 채택을 널리 알리는 새로운 조직인 오픈CAPI 컨소시엄을 설립했다. 오픈CAPI 컨소시엄에는 구글, AMD, 자일링스, 마이크론, 멜라녹스 등 창립 멤버를 중심으로 뉴타닉스, 도시바, 램버스 웨스턴디지털, 엔비디아, 인벤텍 등이 참여함으로써 오픈 커뮤니티의 혁신에 촉매제가 되고 있다. 그동안 IT 업계가 발전한 경로를 보면, 리눅스, 오픈소스 등 개방형 어프로치가 더 발전적인 결과를 보였었다. 이렇듯 인공지능도 오픈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Q. 파워9이 올해 전세계 슈퍼컴퓨터 순위를 바꿀 예정이라고 들었다. 

국제슈퍼컴학회(SC: Supercomputing Conference)는 1년에 두번 슈퍼컴퓨터 순위를 발표한다. 엔비디아 볼타 기반의 프로세서에 IBM의 파워9이 탑재된 슈퍼컴퓨터인 미국 에너지부의 서밋(Summit)과 시에라(Sierra)는 이변이 없는 한 올해 전세계 슈퍼컴퓨터 1위 등극이 확정됐다. 또 구글에서도 데이터센터에 파워9을 활용하고 있다. 

Q. 국내외 인공지능 시장의 전망을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에서도 딥러닝 기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비즈니스를 하는 대기업, 통신사,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등에서 주로 인공지능 수요가 높은 편이며, 향후 헬스케어와 금융 등 다른 인더스트리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 이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해서 서비스 만들어가는 것 자체가 효율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인공지능에 투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시장을 단기적으로 선도하는 것은 GPU가 될 것이다. GPU를 활용할 때 제일 좋은 인터페이스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전세계 인공지능 사업 실적은 작년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IBM도 전 산업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혁신적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파워9 기술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가겠다. 

<인공지능 반도체 시리즈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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