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성장률 1위, 하이실리콘과 스프레드트럼RDA 등 중국 2개 업체 주목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반도체 팹리스(Fabless) 시장에서 엔비디아(Nvidia)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중국 기반의 팹리스 업체 두 곳이 2017년 전세계 팹리스 상위 10개 기업에 포함돼 주목된다. 반면, 한국은 팹리스 10위권에 포함되지 않아 ‘반도체 최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한 실적을 보였다. 

팹리스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Fab) 없이 반도체 설계와 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뜻한다. 시장조사가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2017년 엔비디아는 전년대비 매출이 44%로 상승해 92억 8800만 달러를 기록함으로써 전세계 팹리스 매출 순위에서 2016년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엔비디아의 성공은 인공지능 기술이 성장하면서 빠른 연산을 위한 GPU(Graphics Processing Units)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GPU는 CPU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코어를 탑재해 여러 명령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병렬 처리(Parallel Processing)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로 알려지면서 최근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부품이다. 

또 미국 업체가 강세였던 팹리스 시장에서 중국업체의 성장이 눈에 띈다. 중국의 하이실리콘(HiSilicon)은 전년 대비 21% 성장하면서 2017년 47억 1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공급업체인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은 스마트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기린’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으며, 최근 하이실리콘은 10나노 공정의 기린970 시리즈 양산까지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7년 3분기 기준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점유율은 퀄컴(42%), 애플(20%), 미디어텍(14%), 삼성전자(11%), 하이실리콘(8%)이 상위 5개 업체로 기록됐다. 이는 중국이 전세계 스마트폰 AP 주요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는 것을 뜻한다.

중국의 칭화유니그룹 산하 스프레드트럼RDA의 2017년 총 매출은 20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전세계 팹리스 50위권 내에는 ZTE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화다세미컨덕터, 구딕스, 베이징스마트칩, 스린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월세미, 비미크로 등 중국 기업이 포함된다.

2009년만 해도 상위 50개 업체에 속한 중국 기업은 하이실리콘 1곳에 불과했었으나 중국 팹리스 업체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지원이 밑바탕 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미국 기업의 64%에 뒤이은 8%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6%), 일본(1% 미만)보다도 높다.

반면 메모리 반도체에 있어서 최강국인 한국은 팹리스 분야에서 약세를 보였다. 한국은 2017년 상위 10대 기업에 속하지 못했고, 팹리스 50대 기업에 속한 기업은 실리콘웍스가 유일하다. 실리콘웍스의 2017년 매출은 6700억 원을 기록했다. 

사실 한국의 팹리스 사업은 2007년부터 정체라고 볼 수 있다. 2000년 한국 팹리스 기업수는 150개 정도였으나,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협회 회원사로 등록한 팹리스는 77곳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관계자는 “2000년초반 빠르게 성장했던 한국 시스템반도체 산업은 2010년 이후 팹리스 창업이 급감했고, 전반적인 이공계 기피 경향과 더불어 우수인력이 대기업 선호도로 인해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각하게 됐다”고 지적하며 한국의 팹리스 사업 성장의 어려움을 전했다. 

2017년 팹리스 반도체 매출 상위 10대 기업 (자료: IC인사이츠)

그 밖에 2017년 팹리스 상위 10대 기업의 순위를 살펴보면, 퀄컴이 매출 170억 7800만 달러로2016년에 이어 1위를 기록했고, 2위는 브로드컴(160억 6500만 달러) 이다. 미디어텍은 전년 대비 11% 매출이 감소해 78억 75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순위도 3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5위는 애플이 전년 보다 3% 소폭 성장해 66억 6000만 달러, 6위는 AMD가 전년 대비 23% 성장해 52억 4900만 달러, 8위는 자일링스가 7% 성장해 24억 7500만 달러, 9위는 마벨이 전년 대비 1% 감소해 23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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