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 ‘2018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①

[테크월드=정환용 기자] 미국의 정보기술 연구․자문 기업 가트너는 매년 10월경 이듬해를 선도할 전략적 IT 기술 트렌드를 발표한다. 명확한 타깃을 정하진 않지만, 적어도 앞으로 5년여 이내에는 기술적 정점에 도달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기술이 여기 속한다. 가트너의 부사장인 데이빗 설리는 이 발표에서 “2018년의 기술 트렌드는 디지털 메시와 연관돼 있고, 지능형 디지털 메시는 미래의 디지털 비즈니스 생태계를 위한 기초가 될 것”이라며, IT 관련 선도 업체들은 긍정적, 부정적 요소를 모두 감안해 기술 동향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소비자 시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것은 인공지능 음성비서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스피커다.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 시리,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등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음성 명령을 통해 비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 스피커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아마존 에코와 구글 홈 등 2종이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JD, 샤오미, 알리바바, 한국의 네이버, SK텔레콤, KT 등이 나머지 시장을 나누고 있다.

가트너가 발표한 2018년 10대 전략 기술 트렌드 중 ‘지능형 앱과 분석’, 그리고 ‘대화형 플랫폼’은 인공지능이란 공통분모로 접근할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 삶 속에 녹아들었다고는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소프트웨어의 완성이 선행돼야 하겠지만,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는 현재의 기술로도 많은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무척 큰 기술 중 하나다.

 

예년과의 전략 차이 크지 않다
완성을 향하는 플랫폼, 산적된 선행 과제 풀어야

2017년의 전략 기술 트렌드와 2018년 자료를 비교해 보면 사실 차이가 크지 않다. 지능형 애플리케이션에 ‘분석’이 덧붙었고,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몰입 경험으로 묶였다. 이벤트 기반 모델(Event-Driven)과 CARTA(Continuous Adaptive Risk and Trust Assessment) 접근법은 생소해 보이지만 디지털 비즈니스를 위한 구조적 방식에 대한 요구로 받아들이면 ‘메시’ 분류에서 벗어나지 않는 기술 트렌드다.

전략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은 선결돼야 할 과제들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가 2016년에 발표한 2017 10대 전략기술 트렌드는 ▲인공지능과 고급 머신 러닝 ▲지능형 앱 ▲지능형 사물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디지털 트윈 ▲블록체인과 분산장부 ▲대화형 시스템 ▲메시 앱과 서비스 아키텍처 ▲디지털 기술 플랫폼 ▲능동형 보안 아키텍처 등 10가지다. 이 중 2018 10대 전략기술과 이어지는 것은 인공지능, 지능형 앱, 디지털 트윈, 대화형 플랫폼, 블록체인 등 다수로, 그 의미는 조금씩 다르지만 큰 궤에서는 사실상 같은 내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는 해당 기술의 현실화에 따라오는 기반 기술이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딥마인드의 알파고를 시작으로 대중에 각인된 인공지능은 적어도 한두 세대 다음 이야기다. 블록체인은 대명사처럼 따라붙은 암호화 화폐의 폐해가 더욱 부각돼 주객이 전도됐다. 다른 키워드 역시 1년의 시간 동안 발전 속도보다 성능의 향상에 중점을 맞춘 듯 빠르지 않다.

 

인텔리전트 - 지능형 앱과 분석(Intelligent Applications and Analytics)
가트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해 거의 모든 서비스가 인공지능을 구현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여기에서 언급하는 인공지능이 영화에서처럼 완성된 상태는 아니다. 또한, 일부 앱은 머신러닝을 통해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는 지능형 상품이 된다. 지능형 앱은 인간과 사람 사이에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변수를 만들어내고, 기계에 접근하는 본질적인 구조를 변화시킬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

설리 부사장은 “지능형 앱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을 어떤 방식으로든 끌어올릴 수 있는 기능 향상적인 방식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현재 전략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인 증강 분석(Augmented Analytics)은, 사용자와 운영자, 데이터 과학자를 위한 데이터 준비, 인사이트 발견과 공유 자동화를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AI는 전사적자원관리(ERP)를 포함해 다양한 소프트웨어, 서비스 시장의 차후 주요 격전지가 됐다. 패키지 소프트웨어, 서비스 업체들은 AI를 활용해 고급 분석, 지능형 프로세스, 사용자 경험 등 형태로 새롭게 비즈니스 가치를 높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디지털 - 대화형 플랫폼(Conversational Platforms)
지능형 앱에서 자연히 넘어오는 대화형 플랫폼은, 사람과 기계가 연결되는 과정에서 입력장치, 터치 디스플레이 등 물리적으로 접촉하는 수단을 없애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인공지능 음성비서 스피커가 대표적인 예다. 다만 여기에 적용되는 인공지능은 ‘약한 인공지능’(Weak AI)으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완성형 인공지능(강한 인공지능, Strong AI)과는 거리가 멀다.

기계와 대화를 한다는 점은 복잡한 연산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음성비서 서비스는 명령에 대한 처리만 담당하기 때문에 약한 인공지능에 속한다. 현재 대부분의 IT 기업이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것도 약한 인공지능으로, 주어지는 명령을 정확하게 받아들이는 단계에 다다르는 것을 종착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장 단순한 구분으로, 기계가 인간에게 먼저 질문을 한다면 강한 인공지능으로 규정해도 될 것이다. 강한 인공지능이 구현되는 것은 현재 세대에선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또한, 인간과 디지털 세계가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그 방향이 바뀐다. 인간은 이제 ‘해석’(Analytics)을 기계의 몫으로 넘기게 된다. 기계는 사용자에게 질문이나 명령을 받고, 해당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과 콘텐츠를 실행한다. 상황에 따라 추가 요청사항을 요구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음성인식 기술이 모든 사람에게 완벽하게 적용될 때까지 최종 목표가 될 것이다. 또한, 이 구성을 위한 하드웨어,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등이 제공될 것이다.

설리 부사장은 “대화형 플랫폼이 정해진 언어와 사용자의 의도를 기초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에 대해선 전환점에 도달했지만, 여전히 향상시키고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며, “대화형 플랫폼은 사용자들이 상당히 딱딱하게 정해진 방식으로 대화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보통 이 문제는 사용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게 한다”고 말했다. 만족이 아니라 불만족을 없애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음성인식 기술은 대화 모델과 API, 그리고 제3의 서비스에 접근해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정도의 복잡한 상황도 해결할 수 있는 이벤트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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