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 애플의 장기화되는 소송 영향, 쉽지 않은 규제 기관의 승인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2016년10월 결정된 퀄컴의 NXP반도체 인수의 규제당국 최종 승인이 올해 말로 예상됐지만, 내년 상반기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바일 칩셋 업체 퀄컴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지난 2016년 10월 NXP반도체 인수에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금액인 380억 달러(약 42조 8070만원)를 사용해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양사의 최종 합병까지 넘어야 할 산이 계속 등장함에 따라, 퀄컴은 인수 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규제 당국은 지난 4월 퀄컴의 NXP 인수를 승인했지만 EU 규제 기관은 지난 6 월에 한 번, 8 월 말에 또 다시 검토를 중단했다. EU 위원회는 양사의 합병으로 비접촉식 칩 카드에 널리 사용되는 NXP의 Mifare 기술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유럽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원래 12월 6일을 퀄컴의 NXP 인수 결정 마감일로 정했었다. 그러나 검토가 중단될 때마다 마감일이 연장되면서 최종 결정이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중국 기업들이 MOFCOM(정부 상무부) 규제 당국에 양사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퀄컴은 중국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2015년 중국의 규제 당국은 퀄컴에게 라이선스 비용에 관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9억 7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퀄컴은 인수 금액을 주당 110달러에 380억 달러로 현금 거래로 구매하길 원했고, 해당 제안이 승인되려면 NXP의 주주 중 70~80%가 주식을 입찰해야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일부 NXP 투자자는 퀄컴이 주당 최대 130달러에 지불하길 원한다고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 양사의 인수 결정 후 NXP의 실적이 강세를 보이자, NXP의 지분 6%를 소유하고 있는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 8월 NXP의 주식이 저평가됐다고 밝히며 입찰가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퀄컴은 인수 금액을 470억 달러(약 52조 9455억 원)로 상향시키기로 했으며, 이후 주주 동의 절차까지 마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퀄컴의 NXP 인수는 올해 말까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1월 퀄컴의 분기 보고 발표 회의에 참석한 퀄컴 경영진은 "NXP의 인수 계약은 아직 검토중인 4개의 규제 기관에 의해 곧 승인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2018년 초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발언은 이를 입증한다.  

또 장기화된 퀄컴과 애플의 소송전은 NXP 인수 절차에 차질을 주고 있다. 아이폰 초기 모델부터 아이패드 전 시리즈, 아이폰6S까지 퀄컴의 칩을 주로 사용해 온 애플은 퀄컴의 지나치게 높은 로열티에 불만을 갖고 지난 1월에 미국 연방 법원에 10억 달러의 소송을 제기했다. 퀄컴 또한 애플 상대로 맞소송을 냈으며, 아이폰 테스트를 위한 소프트웨어 제공을 중단한 상태다. 

이 가운데, 애플은 내년부터 출시되는 아이폰에 퀄컴이 아닌 인텔이나 미디어텍의 칩 선택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2일 퀄컴은 애플이 퀄컴 경쟁사인 인텔에 이익을 주기 위해 소프트웨어 특허계약을 위반했다고 재소송하면서 점점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퀄컴의 3분기 실적은 59억 60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2016년 3분기(62억 달러) 대비 5% 감소했고, 순이익은 2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16억 달러) 대비 무려 89% 감소를 나타냈다. 

더군다나 업계에서는 내년에는 전체 셀룰러 디바이스 판매가 8% 증가할 수 있지만, 자동차, 네트워킹, 사물인터넷(IoT) 등 비용에 민감한 시스템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칩 평균 판매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어, 내년에도 퀄컴의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가운데 NXP의 인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ag

키워드

#퀄컴 #NXP #애플 #인수
저작권자 © 테크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