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영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메모리 사업부 마케팅 과장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그동안 주로 스마트폰을 통해 전자 결제를 하거나, 파일을 전송하거나, 교통카드 대신으로 사용해 왔던 NFC(Near Field Communication, 근거리 무선 통신)이 오토모티브의 ‘스마트 키’ 기술에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제는 별도의 자동차 키 없이 스마트폰의 NFC 통신을 통해 자동차 문을 열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하, ST)는 스마트 키 기능을 위한 NFC 칩을 세계 최초로 유럽의 자동차 브랜드에 적용시켰고, 해당 차량은 지난해 양산을 시작했다. 본지는 양태영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메모리 사업부 마케팅 과장을 만나 ST의 NFC 기술 특징과 오토모티브 시장을 위한 NFC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양태영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메모리 사업부 마케팅 과장

'안드로이드' 이어 '애플'도 본격적으로 NFC 기능 확대 

NFC는 13.56M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 약 10cm 이내의 근거리에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비접촉식 무선통신 기술이다. NFC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도어락을 간편하게 여닫을 수 있고, 교통카드 대용으로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쿠폰을 저장해 쇼핑에 활용하기도 한다. 

NFC의 통신거리는 짧은 거리기 때문에 데이터를 교환하기 위해 통신 대상 기기에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직접 터치해야 하고, 이런 이유로 전자태그에 많이 쓰이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 보다 보안성이 높다.  또  NFC는 ‘읽기’와 ‘쓰기’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제로파워를 지향한다. 이런 이유로 별도의 배터리가 없는 버스카드에서도 NFC를 사용할 수 있다. 

NFC포럼에서는 표준 NFC 데이터 포맷(NDEF)과 안드로이드, 윈도우 간에 데이터를 어떻게 수신할지(핸드오버), 아이폰에서 애플페이를 어떻게 확장시킬지 등의 여부를 결정한다. 2015년 스마트폰의 50% 이상이 NFC와 호환되지만, 이는 안드로이드폰 중심으로 사용됐을 뿐이다. 그러나 애플이 2015년부터 NFC포럼에 참가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 NFC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애플페이 같은 페이먼트 기능만 NFC 기반으로 사용했으나, 최근 애플 개발자포럼에서 애플워치를 발표하면서 또 다른 NFC 기능을 사용할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양태영 과장은 “주로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던 NFC가 안드로이드 뿐 아니라 애플에서도 사용하게 된다면, 이 기술이 보다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상시 전원이 켜져 있어야 하는 자동차 스마트 키
NFC, 소모전력 기술이 핵심 

ST의 NFC 칩은 크게 스마트 드라이빙과 IoT(사물인터넷)으로 분류해서 제공한다. 자동차는 사람의 생명과 연관돼 있는 만큼 안전성이 보다 중요하고, 강력한 보안력을 검증해야 하는 보수적인 산업이다. 반면, 업계에서 제품 신뢰도를 획득하면 시장 확장이 용이한 산업이기도 하다. 

ST는 오토모티브 분야에서 NFC 기술을 최초로 자동차 도어를 열기 위한 ‘스마트 키’에 적용시켰고, 이 기술이 탑재된 자동차가 올해 처음으로 출시됐다. 이 외에도 NFC는 기존에 저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전자가 바뀔 때마다 의자의 높낮이와 백미러 등을 자동으로 조정해준다. 또 차량에 이상이 생겼을 때, 자동차의 매뉴얼을 살펴볼 필요 없이 스마트폰에 바로 문제점을 알려줘 진단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별도의 자동차 키 없이 스마트폰과 NFC 통신을 통해 자동차 문을 열수 있다.

양태영 과장은 “무선통신은 전자파를 주고 받는데, 자동차처럼 메탈소재로 만들어진 물체에서는 잘 쉽게 흡수되기 때문에 안테나 성능이 매우 중요하다. NFC 통신용 안테나가 탑재되는 자동차 도어의 손잡이는 공간이 작고, 디자인 측면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NFC IC의 사이즈와 설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자동차 키는 상시 전원기능을 해야 하므로 소모전류에 영향을 주면 안 된다. 따라서 ST 칩은 통신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만 켜놓아 에너지 낭비를 방지한다. 통신을 하기 위해 칩을 웨이크업을 할 때는 에너지소모가 적어야 한다. ST는 용량성 웨이크-업(Capacitive Wake-Up)과 유도성 웨이크-업(Inductive Wake-Up)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일례로, ST의 NFC 리더기 IC인 ST25R3911B의 용량성 웨이크업 기능은 슬립 모드에서 5µA 미만을 소모하면서 NFC와 인체의 근접까지 감지할 수 있고, 유도성 웨이크업 기능은 저전력 모드로 휴대폰과 태그에 따라 적합하게 감지한다. 

양태영 과장은 “용량성 웨이크-업의 단점은 너무 자주 깨어난다. 즉 민감성이 뛰어나다. 반면 유도성웨이크업 기능은 소모전류가 조금 더 높다. 따라서 ST는 제품 마다 두 개 기능의 최적화된 비율을 자동차 고객사와 함께 테스트를 통해 결정한다. 이런 기능으로 인해 ST의 NFC 리더기 IC는 소모전류 부분에서 타사 대비 10배 이상 좋다는 점수를 받으면서 자동차 OEM사에 채택될 수 있었다. ST25R3911B 경우에는 일반 디바이스에 비해 수신감도가 약 5배 더 뛰어나며, 최대 1.4W 출력 파워로 별도의 증폭기를 추가하지 않고도 동작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안테나의 신호를 증폭시키려면 부스터가 안테나 앞단에 있어야 하는데, ST의 제품은 NFC 칩안에 부스터가 포함돼 있어 공간절약에 효과적이다. 더불어 오토모티브 튜닝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안테나 성분이 메탈로 왜곡됐을 때 보호해준다.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안전성 확보한 NFC IC 칩, 활용도 무궁무진 

NFC는 전자여권, 페이먼트, 호텔키 등 컨슈머 시장에서 사용되던 이점을 그대로 오토모티브 시장으로 가져온 것이다. 오토모티브에서 사용된 NFC 기술은 안정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반대로 컨슈머 시장에서 수요가 높아지면서 제품 확장에 유리하다. 

ST는 MCU를 비롯해 기타 제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NFC를 플랫화해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정점을 가지고 있다. ST는 NFC 리더기 IC인 ST25R3911B와 마이크로컨트롤러 STM32L476RE를 통합한 디스커버리 키트(Discovery kit) ST25R3911B-DISCO도 함께 공급하고 있다. 

양태영 과장은 “앞으로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NFC 사용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 또 다른 무선 통신 기술인 블루투스 저에너지(BLE)는 커버리지가 NFC 보다 넓다는 점은 보안에 있어서 단점이다. 반면, NFC는 사람의 손이 직접 다가갔을 때 작동하기 때문에 안전한 보안을 제공할 수 있다. 향후 NFC에 지문인식 기능까지 합해지면 보안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 대다수 자동차의 오디오 스피커 기능은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를 통해 연동시켜 사용하는데, 이 대신 자동차 내 스마트폰 무선충전기에 NFC 기능을 합치면 충전과 동시에 NFC 연결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또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 케이블의 윗단, 즉 자동차에 꼽는 부분에 NFC IC를 탑재하면, 통신을 통해 한달 과금을 이메일로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는 시대도 기대해볼 만 하다. 이처럼 NFC가 오토모티브의 여러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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