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확보 위한 배터리, 파워트레인 기술 향상되면 '가격 경쟁력'은 덤

[테크월드=이나리 기자] 본 기사는 <대기오염 해결책으로 떠오른 ‘전기차’ 각 국의 정책 방향은?(1)>에 이어 전기차 시장 현황과 배터리 및 파워트레인 기술 현황에 대해 소개한다.

◇ 전기차의 핵심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대중화 가속도 붙나

전기차의 핵심은 연료역할을 대신하는 배터리다. 2016년 전세계에서 출하된 전기차(승용, 상용, 버스 포함)에 적재된 배터리 출하량은 42.3GWh이었다. 이는 2015년 26.7GWh 대비 58.6% 성장한 수치다.(SNE리서치)

자동차 배터리 시장 전망(자료: SNE리서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경쟁구도를 보면 그동안 일본과 한국 기업들이 시장 우위를 지키고 있었으나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지난해 상위 5위권에서 파나소닉을 제외하고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이는 중국이 정부 지원으로 내수 시장이 성장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시장에서 1위부터 10까지 모두 한국, 중국, 일본 기업이 포진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1위를 기록한 중국의 BYD(시장점유율 18.7%)은 지난 몇 년간 1위였던 일본의 파나소닉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2위는 파나소닉으로 17.3% 점유율을 기록했다. ▲3위는 중국 CATL(점유율 15.7%) ▲4위 중국 옵티멈(Optimum)(점유율 5.9%) ▲5위 중국 구오쏸(Guoxuan)(점유율 4.6%) ▲6위 한국 LG화학(점유율 4.5%) ▲7위 일본 AESC(점유율 3.7%) ▲8위 일본 PEVE(점유율 3.5%) ▲9위 한국 삼성SDI(점유율 2.7%) ▲10위 중국 리선(Lishen)(점유율 2.7%) 등이다.

전기차 모델별 배터리 공급업체 현황을 살펴보면 파나소닉은 전기차 매출 1위인 테슬라의 전략적 파트너 지위를 배경으로 높은 출하량을 지켜나가고 있으며, 포드와 도요타의 프리우스, 아우디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은 GM의 쉐보레 스파크와 볼트, 캐딜락 ELR, 포드의 포커스, 현대, 볼보 등과 파트너쉽을 ▲삼성SDI는 BMW, 아우디, FCA, 피아트 ▲AESC는 닛산의 리프 ▲리선은 미쓰비시의 아웃랜더, 다임러 ▲SK이노베이션은 기아의 소울 ▲산요는 포르쉐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차량 가격 측면에서 배터리는 전기차의 생산원가의 40~50%를 차지하며 차량 가격을 좌지우지한다. 즉, 전지셀의 기술력이 향상될수록 차량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전지셀은 기술이 발달됨으로써 전기차 가격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쉐보레 볼트에 탑재된 LG화학 배터리

전지셀을 전기차에 장착되는 팩 단위로 볼 때, 2013년 800달러/kWh 수준이었던 것이 현재는
400~500달러/kWh로 낮아졌고, 2020년에는 100달러/kWh까지 하락해 충분한 수요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최근의 리튬이온전지가 2011년에 출시된 전기차용 전지 대비 가격은 70% 낮아졌고, 에너지 밀도는 60%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올해부터는 2세대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상용화가 시작된다. 2017년 쉐보레 볼트 EV는 60kWh의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으며, 항속거리는 미국 EPA(환경보호국) 인증 기준으로 238마일(383km)이다. 그리고 각종 정부 보조금을 적용하기 전 가격은 3만7495달러(4314만원)다. 테슬라는 2세대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3의 프로토타입을 지난해 3월 공개했는데, 215마일(346km)의 항속거리를 갖추고도 3만5000달러(4027만원)의 가격을 책정했다. 모델3는 올해 하반기에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배터리셀 가격을 일정 수준까지 낮출 수만 있다면 차량 가격을 4000달러 더 싸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향후 배터리셀 가격이 1kWh 당 100달러까지 낮아지게 된다면, 더 많은 2세대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들이 시장에 등장하게 되면서 대중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배터리 기술의 한계, ‘파워트레인’이 해결책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연장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연료탱크에 해당하는 배터리 저장 용량을 늘리거나, 비철 비중을 늘려서 차체 무게를 줄이거나, 파워트레인 구동 효율을 높이면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자동차 기업은 주행거리를 개선하기 위해 전기차 내부 공간과 차체 설계 하중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배터리을 탑재하고자 한다. 예로 최대 380km 주행을 자랑하는 GM 볼트(Bolt)의 전지팩 용량은 60kWh인데, 이는 2013년 출시된 GM의 전기차 스파크의 배터리팩 대비 3배 정도 향상된 용량이다. 또 2018년 양산 예정인 프리미엄 중대형 전기차 재규어 I-페이스의 배터리팩 용량은 90kWh으로, 현존 기술을 활용한 최대 용량을 자랑한다.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 용량 뿐 아니라 비철 비중을 늘려서 자체무게를 줄이는 방법도 중요하다. BMW의 i3는 탄소섬유를 사용해 차체무게를 낮췄고, 올해 중으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인 테슬라 모델S는 철보다 가벼운 알루미늄을 채용했다.

그러나 전기차의 배터리팩 용량만 무작정 늘리는 것도 조만간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예로 GM의 전기차 볼트에 탑재된 배터리은 차체 무게의 30% 가까이를 차지한다. 동급 전기차인 닛산 리프의 배터리가 차지하는 무게 비중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이다. 현재 기술로 소형 전기차에 GM 볼트에 탑재된 배터리보다 더 많은 용량을 탑재하기는 쉽지 않다.

출시가 예정된 몇몇 양산형 소형 전기차들도 무게 문제 때문에 60kWh 용량을 갖추었다. 한번 충전으로 500km 주행할 수 있는 테슬라 모델S의 P100D은 배터리 용량이 100kWh이고, 무게는 600kg 가까이 된다. 이는 닛산의 전기차 리프의 차체 무게의 절반 정도에 달한다. 즉 일부 프리미엄 전기차에나 가능한 설계방식으로는 대중적인 전기차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동차 주행거리를 개선하기 위해서 파워트레인의 역할이 새롭게 중요시되기 시작했다. 파워트레인이란 자동차 구동을 위해 저장된 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모든 부품의 집합체를 의미한다. 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의 경우에는 동력장치인 엔진과 동력전달기관인 클러치, 변속기, 출력축, 종감속장치, 차동기어장치 등이 포함된다.

반면 전기차의 파워트레인은 복잡한 변속기나 클러치가 필요 없이 보다 더 단순한 구조로 이뤄지며, 전지, 모터, 전기 특성을 제어하는 파워 일렉트로닉스가 핵심이다. 즉, 전기를 전지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모터로 적정량을 보내고, 모터에서 만들어진 동력을 바퀴로 전달하는 것이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역할이다.

파워 일렉트로닉스에 속하는 부품으로는 인버터와 컨버터, 차량 탑재형 충전기, 전력공급모듈 등이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파워트레인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

쉐보레 볼트 2016 파워트레인


반도체 업계, 전기차 파워트레인 기술 개발에 나선다 

여러 반도체 기업들은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 보쉬는 kWh당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2020년까지 8km까지 개선시키겠다는 목표로 공기역학 개선, 차체 무게 감소, 마찰 손실 저감을 적용함과 동시에 구동 손실을 최소화에 노력하고 있다. 60kWh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쉬의 파워트레인 기술이 적용되면 이론적으로 500km 가까이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보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반도체 기업 인피니언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요구사항을 지원하는 차세대 AURIX 마이크로컨트롤러 제품군을 발표했다. 이 제품은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의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데 특히 하이브리드 도메인 제어, 인버터 제어, 배터리 관리, DC-DC 컨버터에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트랜스미션 펌프와 엔진 쿨링팬과 같은 파워트레인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오토모티브 모터 드라이버 DRV8305-Q1을 지난해 6월 출시했다.

리니어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1월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일렉트로니카 전시회에서 BMW i3를 통해 자동차용 무선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콘셉트 카를 시연했다. 리니어의 설계 협력사인 라이온 스마트(LION Smart)가 개발한 BMS 콘셉트 카는 리니어의 배터리 스택 모니터와 스마트메쉬(SmartMesh) 무선 메쉬 네트워킹 제품을 BMW i3 모델에 통합해 기존에 배터리 팩과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연결하던 유선 방식을 무선 기술로 대체했다. 따라서 BMS 차량은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형 멀티셀 배터리 스택의 비용과 무게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고 복잡한 배선 연결을 줄였다는게 리니어 측의 설명이다.

더 나아가 최근 반도체 기업들은 전기차의 발전을 위해 기업 간 협약 및 회원사 가입을 통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자 부품 회사인 TDK는 인피니언과 전기차 전용 고효율 인버터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인피니언은 최신 전력반도체 소자를 개발하고, TDK는 공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커패시터 및 관련 부품을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개발 기간 단축을 위해 기존 인버터에 사용된 불필요한 부품을 제거하면서 동시에 디자인 변경으로 크기와 무게를 최적화했다. 또한, TDK는 도시바와도 유사한 방식의 제휴관계를 맺어서 지역별 시장 변동성에도 대응하고 있다.

국제 전기차 충전 협회 CharIN 회원사

인피니언과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이하 ST), NXP 등은 지난 2월 초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세계 표준화를 지원하는 국제 전기차 충전 협회 CharIN(Charging Interface Initiative e.V.)에 가입을 마쳤다. CharIN의 목표는 배터리로 구동되는 모든 종류의 전기차를 위한 충전 시스템의 세계 표준을 개발, 확립 및 촉진하는데 있으며, 포드, BMW, 혼다, 현대, 제규어, 콘티넨탈, GM, 다임러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창립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협회이다.

인피니언은 CharIN 회원사로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급속 충전 전기차 충전기 구현 및 고도로 효율적인 오프 보드 충전기 제작에 기여할 계획이다. 또 ST는 전장, 보안, 센싱, 전력, 프로세싱과 관련된 기술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피터 쉬퍼(Peter Schiefer) 인피니언 오토모티브 사업부 사장은 “전기차 보급과 확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행 거리를 늘리고 특히 배터리와 관련된 가격 인하가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표준화된 커넥터와 통신 인터페이스를 갖춘 적절한 충전 스테이션 인프라와 스마트 그리드가 요구된다”며 “인피니언은 에너지를 배터리로 공급하고 전기차에서 다시 에너지를 그리드로 공급하는 기술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독일의 엔지니어링 기업인 지멘스와 프랑스의 자동차 부품회사인 발레오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을 위한 JV를 형성해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 참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멘스의 구동모터 기술과 발레오의 파워트레인 사업 경험을 결합해 시스템 단위 원가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본 기사는 <전기차 충전소를 확보해라! '정부·자동차 제조사' 지원 확대(3)>에 이어진다.  

※ 관련 기사
<대기오염 해결책으로 떠오른 ‘전기차’ 각 국의 정책 방향은?(1)>
<전기차 충전소를 확보해라! '정부·자동차 제조사' 지원 확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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