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니 스트리트 국내 상륙…SAP·오라클 독점하는 ERP 유지보수 시장 뒤흔들 수 있을까?

“오라클과 SAP가 독점하는 ERP 시장 아래 고객사들은 고비용 유지보수비를 매년 내지만 저퀄리티의 서비스를 받아 왔다. 리미니 스트리트가 저비용 고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SAP와 오라클 제품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미니 스트리트(Rimini Street)가 국내 사업시작의 총탄을 쐈다. 지난 20일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리미니 스트리트는 세쓰 레빈 CEO가 직접 방문해 국내 사업시작을 알리고 투자를 강화해 국내시장 공략에 나설 것을 발표했다.

리미니 스트리트 세쓰 레빈 CEO와 김상열 한국 지사장.

리미니 스트리트는 오라클과 SAP 라이센스 사용 업체들의 연간지원 비용을 대신해 서비스해주는 기업지원서비스를 해주는 기업이다. 사측에 따르면, 오라클과 SAP에게 납부하는 비용의 50%까지 절감 가능하고 총 지원비용은 최대 90%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한다.

현재 ERP 시장은 오라클과 SAP가 양분하고 있다. 이들은 ERP 라이센스를 팔고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 명목으로 매년 라이센스 비용의 22% 정도를 고객사로부터 가져가고 있다. 이러한 유지보수 비용은 양사의 주 수익원으로 매년 6~70%의 수익을 여기서 가져간다. 고객사들은 오라클과 SAP 외에 마땅한 대응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쓸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세쓰 레빈 CEO는 “오라클과 SAP고객사는 매년 유지보수 비용도 내야 되고 필요없는 업그레이드를 계속 강요당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퀄리티는 점점 떨어져 고객 만족도는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고객사는 내는 비용만큼 서비스에 대한 가치를 못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쓰 레빈 CEO는 이러한 현 상황은 비정상인 것이라며 자동차 시장을 예를 들었다. 그는 “자동차는 자동차 제조기업에 산 뒤 전문 정비소에서 자동차를 정비한다”며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벤더사에게 제품을 구매한 뒤 리미니 스트리트 같은 전문지원서비스 기업에게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리미니 스트리트는 ERP의 유지보수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반면, 혁신은 뒤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IT 기업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 등 혁신 기술에 투자를 원하고 있으나, 유지보수 비용에 큰 돈이 들어가 현상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리미니 스트리트는 기업의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이 비용을 진정한 혁신비용으로 사용하도록 돕겠다는 것.

김상열 리미니 스트리트 한국 지사장은 “오라클과 SAP가 개발과 유지보수 모두 하고 있지만 개발에 포커싱된 기업이라 아무래도 유지보수 능력은 낮을 수 밖에 없다”며 “리미니 스트리트는 유지보수에 포커싱한 기업으로 퍼포먼스 튜닝, 자체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오라클과 SAP가 서비스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우리는 커버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리미니 스트리트는 모든 고객사에 수석 엔지니어(PSE)를 배치해 고객과 함께 일하며 긴급한 문제에 대해서는 15분 내 응답하도록 정책을 두고 추가로 개발되고 맞춤화된 시스템에 대해서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추가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없다면 최대 15년까지 업그레이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김 지사장은 지난달 국내 사무실을 개소한 뒤 많은 SAP와 오라클 고객사들이 먼저 상담요청이 쇄도하고 있어 영업팀보다는 서포트팀이 먼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리미니 스트리트 한국 지사는 한달 만 25개의 고객사를 두며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편 리미니 스트리트는 현재 오라클과 지적재산권 문제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새쓰 레빈 CEO는 전혀 이런 것을 불안요소로 보고 있지 않았다. 그는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과 새로이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과는 항상 소송이나 충돌이 있어왔다. 기득권은 기득을 놓지 않으려고 하고 새로 진입하는 기업은 시장 판도를 바꾸려고 하기 때문”이라며 “우버도 미국에서 약 70여개 소송(대부분 택시회사)이 걸려있지만 우직히 파괴적인 혁신의 길을 가는 것처럼 리미니 스트리트도 소프트웨어 시장에 새로운 문을 여는 선봉자 역할을 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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