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모멘텀 가속화

[편집자주] 모든 산업군의 디지털전환이 빨라지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지만 바쁜 일상에 최근의 이슈를 살펴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TECH한주]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글로벌 매크로 이슈와 국내 코스피, 코스닥 유망기업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충남 아산시 동원시스템즈 이차전지 원형 배터리 캔 사업장 예상 조감도 [사진=동원시스템즈]
충남 아산시 동원시스템즈 이차전지 원형 배터리 캔 사업장 예상 조감도 [사진=동원시스템즈]

[테크월드뉴스=주가영 기자] ‘동원’하면 생각나는 것은 ‘참치 통조림’ 입니다. 동원시스템즈는 동원참치에 사용되는 캔과 동원 양반김의 포장재를 생산하는 곳으로 연관 분야를 넓혀가면서 연포장, 병, 캔, 산업용 필름 및 알루미늄 호일 등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참치캔을 만들던 회사가 최근 배터리 시장에 뛰어들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혀 무관할 것 같지만 식품 연포장재를 생산하며 확보한 알루미늄을 얇고 고르게 펴는 기술을 활용해 알루미늄 양극박 사업에 진출한 것입니다.

동원시스템즈의 연포장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공급되고 있다. [사진=동원시스템즈]
동원시스템즈의 연포장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공급되고 있다. [사진=동원시스템즈]

▶ 미래먹거리 위해 차근차근 쌓아올린 10년

동원시스템즈는 2005년 성미전자의 모태인 통신장비 회사 이스텔시스템즈가 동원이엔씨를 흡수합병하면서 탄생한 기업입니다.

동원이엔씨의 모태는 1977년 설립된 카메라 조립회사 오리온광학으로, 초기에는 일본 카메라 회사의 하청을 받아 조립하는 수준이었으나 이후 카메라를 직접 생산했습니다. 그러다 1988년 포장용기 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식품 사업을 확장하면서 식품포장재를 자체 생산하는 것이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동원은 1996년 과자와 식품을 담는 연포장재로 사업 영역을 넓혔고 인스턴트식품의 포장재인 레토르트 파우치 사업에도 진출하며 포장재 사업 1등 기업으로 도약했습니다.

동원시스템즈는 화려한 인쇄캔을 선보여 해외 시장에서도 납기 경쟁력을 높였다. [사진=동원시스템즈]
동원시스템즈는 화려한 인쇄캔을 선보여 해외 시장에서도 납기 경쟁력을 높였다. [사진=동원시스템즈]

2012년에는 알루미늄을 만드는 대한은박지, 2014년에는 산업용 특수필름을 만드는 한진피앤씨와 알루미늄 캔을 제조하는 테크팩솔루션을 인수했습니다. 알루미늄을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제조 기술을 이용해 이차전지 사각케이스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소재와 기술을 활용해 2016년 알루미늄 양극박을 생산, 공급하게 됩니다.

2021년에는 건전지케이스 제조업체인 엠케이씨까지 인수하면서 이차전지 포장에 쓰일 스틸캔까지 제조할 발판을 갖추게 됐습니다. 2022년에는 21700(지름 21㎜, 높이 70㎜) 규격 원통형 배터리 캔의 내식성을 높이는 기술을 업계 최초로 적용해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판매 중입니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꼽히는 4680 규격 배터리(지름 46㎜, 높이 80㎜) 캔에 대한 차별화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생산 설비를 도입하여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동원시스템즈이 만든 양극박이 들어간 이차전지는 현재 페라리, 애플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 캔 생산 모습 [사진=동원시스템즈]
원통형 배터리 캔 생산 모습 [사진=동원시스템즈]

▶ 배터리사업 성장 드라이브 뚜렷

동원시스템즈는 배터리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양극박 소재인 알루미늄 박은 기존의 포장재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2개의 광폭 라인에서 삼성 SDI에 주로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알루미늄 양극박은 전기 자동차의 친환경 배터리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2차전지 내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알루미늄을 20㎛(미크론, 1mm의 1/1000) 이하의 박 형태로 매우 얇게 가공해 만듭니다.

가장 기대가 되는 배터리 관련 사업은 식품 연포장재 및 레토르트 파우치를 생산하며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개발한 파우치 셀소재입니다.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로 국내 고객사와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양산 라인도 건설하고 있습니다.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진입 시 성장 가시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동사의 배터리 관련 매출액은 2023년 305억원에서 2024년 550억원, 2025년 1000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사의 배터리 관련 매출액은 2023년 305억원에서 2024년 550억원, 2025년 1000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사의 배터리 관련 매출액은 2023년 305억원에서 2024년 550억원, 2025년 1000억원으로 예상됩니다. 내년에는 신규 알루미늄박 라인 가동, 46 파이 라인 풀가동, 파우치 셀 소재 납품 시작으로 외형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영업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원통형 캔, 각형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보관 밀도가 크고, 자유롭게 구부리거나 접을 수 있어 폼펙터 경쟁에서 유리하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에는 충남 아산시 원통형 배터리 캔 공장을 증설해 연간 5억개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습니다.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캔으로 꼽히는 46파이(지름 46㎜) 배터리도 오는 8월 양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46파이 배터리 캔은 기존 21700(지름 21㎜, 높이 70㎜) 배터리 대비 용량이 5배 이상 높아 기존 제품을 대체할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반기까지 충청북도 진천에 1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2025년까지 국내 최대 배터리 셀파우치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동원시스템즈는 다양한 제품군을 통해 올해 2차전지 소재 사업 매출을 700억원 규모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점근 동원시스템즈 대표이사는 “동원시스템즈는 수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2차전지 소재 포트폴리오와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며 “올해를 기점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 부문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동원시스템즈 3개월 선차트 [사진=네이버페이 증권]
동원시스템즈 3개월 선차트 [사진=네이버페이 증권]

▶ 탄소중립, 자동차의 전동화는 필수…중장기 성장 기대감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동원시스템즈의 매출액은 1조4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본업인 아셉틱 부문(용기에 내용물을 무균상태로 충전하는 방식)의 증설 라인이 1분기 말부터 가동되고, 전년 부진했던 제관, 유리병 등의 고객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까지는 배터리 부문이 영업적자를 기록해서 전사 이익률에 기여하지 못하지만, 내년부터는 배터리 발 이익률 증가가 시작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원통형 배터리 캔과 알루미늄 박 사업은 원재료 가격을 반영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적정 규모 이상이 되면 안정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합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단기 업황이 감속구간으로 진입했지만 중장기 성장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며 “국가마다 교통부문으로 인한 탄소배출 비율이 20~30%에 달하기 때문에 탄소중립을 위해 자동차의 전동화는 필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한국의 일부 배터리 소재‧부품업체들 중 여전히 너무 높은 가치 평가를 받고 있는 경우에는 투자 리스크가 높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한 연구원은 “동원시스템즈의 현재주가는 2024년, 2025년 실적 기준 20배 이하의 PER과 1배대의 PBR로 평가받기 때문에 충분히 낮은 상태”라며 “기존 본업에서 현금을 창출해서 배터리 투자와 관련한 증자가능성도 거의 없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 매력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동원시스템즈의 52주 최고가는 5만9200원, 최저가는 2만76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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