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개발, 자동차 시장 진출이 열쇠
기술, 규제 및 시장에서 유리한 점 많아

[테크월드뉴스=박예송 기자] 중국 대형 IT 기업들의 반도체 포기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기술과 규제 측면에서 고성능 칩 개발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의 연속되는 반도체 굴기 좌절 속에 대만 언론 디지타임스는 차량용 반도체의 성공 가능성은 ‘그나마’ 높다고 본다.

중국 기업이 반도체 사업에서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로 자동차 시장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뱅크]
중국 기업이 반도체 사업에서 살아남기 위한 돌파구로 자동차 시장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뱅크]

▶ 중국 IT기업, 반도체 사업 줄줄이 철수

중국 언론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TCL그룹이 반도체 사업을 위해 300억 원을 넘게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인 무어실리콘을 해산했다. 스마트폰 기업 오포, 메이주와 지리그룹의 합작사가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은 것이다.

TCL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TV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중국 대형 가전 기업이다. 무어실리콘은 TCL 그룹의 사업 및 기술, 시장 배경 등을 바탕으로 반도체 칩 설계를 주 사업으로 삼았지만 결국 다른 기업처럼 반도체 사업을 포기했다. TCL의 또 다른 자회사인 AI 반도체 기업 모쉰반도체도 이번에 함께 해산됐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무어실리콘이 해산된 이유는 이미지센싱 및 디스플레이 관련 반도체 기술에서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TCL은 반도체 사업을 철수하고 손실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반도체 사업 실패 사례들을 보며 자동차 반도체는 그래도 기회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

 

▶ 레거시 공정 사용으로 규제 압박 회피

차량용 반도체는 미국의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은 현재 중국에 5G 및 고성능 컴퓨팅(HPC) 관련 칩에만 금지 조치를 적용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HPC 칩과 달리 레거시 노드를 공정으로 제조된다. 레거시 노드는 3나노, 5나노와 같은 최신 공정이 아닌 28나노 수준의 제조 공정으로 차량용 반도체 등의 칩을 저비용으로 생산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중국 기업도 차량용 반도체에는 규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산업이 정부와 민간 부문의 높은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경우 이미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도 높다.

한편 중국 기업들은 미국, 유럽, 일본의 종합 반도체 기업(IDM)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전력 관리 IC 디바이스 개발에도 뛰어들고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전체적으로 자체 자동차 칩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것을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진입장벽 낮고 호환성 높은 기술 채택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내수만으로도 수요가 충분하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만큼의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는다. 디지타임스는 화웨이와 샤오미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자동차 시장에서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고 있는 IT 기업과 달리 BYD, 샤오펑, 니오, 지리, 리오토와 같은 자동차 기업은 자체 개발 칩을 실현하기 위해 스마트 콕핏 또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칩 설계를 계속 구현하고 있다.

스마트 콕핏은 스마트화 된 자동차의 내부 운전 공간을 의미한다.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 콕핏은 사용자에게 더 쉽게 인식되고 자율주행보다 기술 개발의 어려움이 낮아 많은 자동차 회사의 경쟁 단계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또한 자체 개발한 칩의 경우 자동차에 쓰이는 자체 운영 체제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및 통합성을 높일 수 있다. 제어 및 센서 기능이나 ADAS 애플리케이션 또는 마스터 제어 장치(MCU) 기능에 중점을 두고 개발되기 때문이다.

중국 오포, 메이주에 이어 TCL의 자회사인 무어실리콘이 반도체 사업을 철수했다. [사진=TCL]
중국 오포, 메이주에 이어 TCL의 자회사인 무어실리콘이 반도체 사업을 철수했다. [사진=T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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